(영동 13) 558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
백두대간의 산줄기와 아름다운 금강이 조화를 이루며 흐르는 고장, 영동은 금강 상류 주변으로 양산팔경이라는 아름다운 절경을 펼쳐 놓았다. 영동군 양산면 금강 상류, 강을 따라 조성한 금강 둘레길은 양산팔경 중 5곳의 명승지가 자리 잡고 있어 수많은 사람을 불러모으고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이곳 금강 주변, 풍광이 탁월한 곳 8곳을 선정해서 양산팔경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영국사와 비봉산을 제외하고 모두 이곳 주변에 펼쳐져 있다.
양산팔경 둘레길 시작은 보통 송호관광지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100년 넘은 수령의 노송이 숲을 이루고 있는 너른 면적에 캠핑장 등을 조성해 국민 관광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이지만 캠핑장 등을 조성하기 보다는 금강 둘레길로 존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수령 100년 이상된 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장관이고 시민의 휴식처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민 캠핑장을 만들었지만 조금은 아쉬웠다. 서울시민이 보는 시각이지만 이곳에 사는 군민들에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와 생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클지도 모른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모든 것의 1순위 임을 누가 부정하랴.
송호관광지
송호관광지는 금강 상류의 맑은 물을 바라보며 소나무 숲이 우거진 28만 4,000㎡ 규모의 대지에 캠핑장, 물놀이 시설, 청소년 수련원, 카누, 카약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있어 영동의 명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주차 시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관광지 입장료는 어른 2,000원을 내야만 한다. 양산팔경 중 6경 여의정과 8경 용암이 송호관광지 안에 있어 금강 둘레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곳을 출발점으로 삼는다고 한다.
입구에 양산팔경과 금강 둘레길을 소개하는 안내도가 있으니 먼저 살펴보시고 트레킹을 하시길 권해 드린다. 금강 둘레길은 총 6km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1시간 반정도 소요된다.(송호관광지-여의정-용암-봉곡교-강선대-함벽정-봉황대-수두교-송호관광지)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길이고 금강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편안한 마음으로 친구와 가족 그리고 연인과 함께 걷기에 이만한 길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 걷다보면 어느새 송곳하나 꽂을 곳 없었던 속좁은 마음이 풀어져 운동장 크기로 변신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길이다.
중간 중간에 있는 양산팔경의 명소에서 잠시 쉬어가며 오랜 옛날에 이곳을 찾아 풍류를 즐겼던 선조들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다보면 1시간 30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지금은 강주변으로 수많은 인공물이 생겨 선조분들이 살았던 당시의 풍광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크게 훼손되지 않고 상당부분이 보존되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싶었다.
금강을 두고 서로 마주보며 걷는 길이어서 가까이서 보는 것과 강을 건너서 바라보는 경치 모두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겨울이어서 강에 물은 많지 않았지만 유장하게 흐르는 금강이 햇빛을 받아 사금파리가 펼쳐진 듯 눈이 부셨다. 맑은 공기와 피톤 치드 가득한 숲, 유장하게 흐르는 금강의 물길을 눈과 귀 그리고 코로 오감 체험하며 걷는 기분이 삼삼했다.
살면서 가끔씩 자연을 찾아 등산도 하고 공기 맑은 고장의 둘레 길을 걸울 수 있다면 일과 사람에 부대끼며 날카로워진 마음을 뭉특하게 만들어 좀 더 부드러운 사람으로 변신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좀 더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항상 살아가는 일이 먼저이다보니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늘 마음속에 새기고 간직해두면 어느 순간 간절해지면 행동으로 옮기게 마련이다. 마음속 자기만의 공간에 또렷이 새겨두는 일이 중요하지 않나 싶었다.
조선 시대 연안부사를 지낸 만취당 박응종이 관직을 내려놓고 낙향해 금강 언덕에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겼던 여의정과 하늘에서 내려와 경치좋은 이곳에서 목욕하는 선녀를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시간을 놓쳐 승천하지 못했다는 용이 바위로 변한 전설을 지닌 용암을 지나 봉곡교를 지나면 금강 둘레길에 있는 양산팔경 중 2경에 해당하고 가장 경치가 탁월한 강선대에 오를 수 있다.
(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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