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14) 559
강선대
지금은 강선대 주변으로 주차장과 카페 등의 편의시설이 생겨나 조금은 어수선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금강 상류의 풍광은 절경이다. 멀리 양산팔경 중 3경에 해당하는 비봉산이 봉황이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곳 금강 둘레길 전체를 개관 해볼수 있어 뛰어난 입지를 자랑했다. 신선(선녀)이 하늘로 올라갔던 등선대가 함께 이웃해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면 강변을 따라 봄 꽃들이 피어나고 벛꽃이 만개하면 천상의 풍경을 연출할 듯했다.
절벽 끝 노송의 자태가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강선대에서 잠시 동안 머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금강 상류 일대를 전부 조망 할 수 있는 절묘한 위치에 자리잡아 신선이 내려와 경치를 즐길만한 곳으로는 최고의 입지로 여겨졌다. 물과 노송 그리고 바위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선이 이곳에 내려와 풍류를 즐기기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따뜻한 봄날 반나절 정도 이곳에 머물며 하늘을 우러러보고 강물도 내려보며 마음의 묵은 때를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함벽정과 봉황대
강선대에서 400m 정도 걸으면 5경인 함벽정이 나타난다. 이곳은 비봉산의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고 강선대에서 보는 경치와는 또 다른 절경을 보여준다. 오래전 시인묵객들이 양산팔경 정자마다 올라 시한수 짓고 자연을 만끽하며 심신을 단련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어 보였다. 조금 더 가면 수두교 못미쳐 4경인 봉황대가 나온다. 원래는 절벽위에 있었던 누각인데 예전 누각은 소실되고, 2012년에 지금의 정자가 세워졌다고 한다.
이곳 봉황대에서 보는 경치도 물론 좋다. 여의정, 강선대, 함벽정에서 바라보는 경치와 또다른 색다름이 있다. 봉황대에서 앞산에 해당하는 비봉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였다.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3경 비봉산(460m)은 양산면 수두리에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이곳 영동군 양산면에서는 비교적 높은편이어서 주변에서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산세보다 정상에서의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한 이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상에 서면 이곳 금강과 양산면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다른 이름이었는데 생김새가 봉황이 하늘을 나는 형상이라 하여 비봉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봉황대 앞에 있는 다리는 수두교로 2018년에 개봉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촬영한 곳이다. 나는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누가 장소를 헌팅 했는지 탁월한 안목이 느껴졌다. 남녀 주인공 소지섭과 손예진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 장면인데 평화로운 시골 노을 풍경이 배경을 이루어 멋진 장면이 그려졌다. 노을이 지는 석양 무렵 금빛으로 수두교와 양상팔경 일대를 물들이고 비봉산 해넘이를 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하고 낭만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다음에 이곳에 올 때는 어스름이 얕게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때 와서 양산팔경을 금빛으로 물들이며 사라지는 비봉산 해넘이를 보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간구했다.
(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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