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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일본 오키나와 7) 729 만좌모(万座毛) 2

 

(일본 오키나와 7)  729

 

만좌모(万座毛) 2

 

 

만인을 품을 수 있다는 광활한 들판의 초원과 절벽은 마치 기억의 한 조각이 바다를 건너 이곳에 닿은 듯,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으로 다가왔다. 밀려오는 바람은 온 힘을 다해 땅을 쓰다듬었고, 그 아래 펼쳐진 코발트빛 파도는 오키나와의 절정을 노래했다. 사람들은 바람의 세찬 기세에 등을 돌리기도 했지만, 빛나는 삶의 한 순간으로 받아들이길 주저하지 않았다.

 

들판에 잠시 서서 신선한 바다 공기를 가슴속 깊이 들이마셨다. 바람이 장난스럽게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며, 오늘은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가볍게 인사하고 떠나라는 듯 속삭였다. 햇살은 부드러웠고, 바람은 차가운 대신 싱그러움을 가득 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자연이 허락한 시간과 빛의 소중함을 조용히 음미하고 있었다.

 

우리일행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장모님이 무척 흐믓해 하셨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다니니 실제 나이를 잊으신 듯했다. 여행이 주는 독특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코끼리 바위 형상이 기묘했다. 바다에 뿌리를 내린 석회암석이 침식 작용에 깎여나가 코끼리의 옆얼굴처럼 보이는 형상을 만들었다. 바다 속에 코를 넣어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인데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산한 형상의 바위가 서산, 거제를 비롯해 몇 곳이 있는데 이들과 매우 닮았다.

 

태양과 비바람, 파도가 합작하여 만들어 낸 형상이 거대한 조각 작품처럼 다가 왔다. 자연의 조화가 어떻게 이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일몰시 코끼리 코 사이로 해가 지는 장면은 압권이라고 했다. 바람과 어울려 한바탕 난장을 버리고 있는 듯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둘레 길을 따라 걸었다. 줄지어 걷는 관광객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바람이 잔잔했으면 아마 이곳은 더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지 않았을까 싶었다.

 

일본인 특유의 상술이 이곳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었다. 만좌모 옆 신축한 건축물 안에 있는 다양한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1층에는 오키나와 특산품점이 2층에는 음식점과 오키나와 특유의 먹거리 매장이 3층은 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 잡았다. 특히 2층에 있는 오키나와 도너츠는 이곳 매장 최고의 인기 먹거리로 유명해 누구든 이곳에 오면 사먹게 되는 곳이다. 우리도 몇 개 사서 먹었는데 둘이 먹다가 하나가 하늘에 들어 올려 져도 모를 정도로 맛이 있었다. 종류도 다양해서 종류별로 전부 하나씩 사서 맛 볼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오시면 꼭 전망대에 올라 가보시길 권해 드린다. 만좌보와 상점만 둘러보다가 3층에 전망대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코발트빛 동중국해 바다와 더불어 이 지역의 상징 같은 온나 다케 산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 하시길 바란다. 만좌모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광과는 또 다른 색다름을 느껴 볼 수 있다. 오키나와에 대해 볼 것이 별로 없다는 분들이 많은 데 남북으로 100km 정도 길게 뻗어 있는 결코 작지 않은 오키나와를 구석구석 돌아본다면 오키나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바다정원을 품은 오키나와는 외국인들에게는 일본속의 또 다른 일본으로 각인 될 듯 싶었다.

 

(2025.3)

 

축복받은 삶에 이바지하는 여러 가지 중에 우정만큼 중요하고 유익한 것은 없다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