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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7) 515 통도사(通度寺) 극락암 1

(양산 7) 615

 

통도사(通度寺) 극락암 1

 

불보종찰 답게 통도사 주변으로 14개의 암자가 영축산 품속에서 안온했다. 무려 14개나 되는 암자가 통도사를 중심으로 지근거리에 있었으나 영축산 너른 품은 통도사를 비롯해 14개의 암자를 품고도 남았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이 주는 독특함은 신령스러움 그 자체였다. 영축산 품속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오랜 수령의 소나무 군락은 영축산이 예사 산이 아님을 느끼게 해주었다.

 

통도사 주차장을 벗어나 극락암 가는 길에 있는 이정표에 쓰여 있는 14개의 암자 이름들이 하나 같이 평범함을 거부하고 있었다. 영험한 영축산이 주는 기운 때문인 듯했다. 울창한 숲 길 도로를 벗어나자 거대한 영축산이 온 몸을 드러냈다. 높지 않은 산이 거대하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 관음사로 이어지는 소로에 들어서자 길가 양쪽으로 소나무 군락이 펼쳐졌다. 영축산을 배경 삼아 서있는 모습이 대단했다. 사천 다솔사와 청도 운문사의 소나무 숲길처럼 느껴졌지만 영축산이 바로 뒤에 드러나 있어 좀 더 신비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14개의 암자 중 무작위로 두 개의 암자만 둘러보고 가기로 마음먹고 통도사 주차장 부근의 문화해설사의 집에서 추천을 받은 암자 중 하나가 극락암이었다. 극락암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핵심 공간 진입 전 앞마당에서 극락암 전체 터와 암자의 배치를 먼저 가늠했다. 안온한 터에 몇 개의 전각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작은 연 못에 걸린 홍교가 아주 멋들어졌다. 뒤돌아 전면을 바라보니 조망이 좋았다.

 

뒤로는 영축산이 전면으로는 터진 조망이 황홀했다. 그야말로 양택 명당이라고 느껴졌다. 수행하기에는 이곳이 통도사보다 더 나아 보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선지식이셨던 경봉선사께서 50여 년 동안 주석하시며 수많은 불자들에게 법문을 전해주셨고 극락호국선원을 개창하여 수많은 스님들이 용맹 정진 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셨다고 한다. 통도사 주시스님을 엮임 하셨던 경봉스님께서 극락암 삼소굴에서 50여 년 주석하시며 하루도 빠짐없이 삼소굴일지(일기)를 쓰시며 마음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2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