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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8) 516 통도사(通度寺) 극락암 2

(양산 8) 516 

 

통도사(通度寺) 극락암 2

 

경봉 선사는 언제나 온화함과 자상함을 잃지 않았고, 생활은 청렴하고 검소하였으며, 꾸밈없고 활달한 모습으로 늘 지내셨기에 그를 향한 구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봉 선사는 평소 기껏 살아봐야 백 년을 더 사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언제나 쾌활하고 낙관적인 기분으로 활기찬 생활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생활해 온 모든 사고방식과 생활 관념에 잘못이 있으면 텅 비워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바르고 참되게 활달한 태도로 살아가다보면 좋은 운이 들어온다.”라고 강조 하셨다고 한다.

 

백년도 못사는 인생임에도 대부분의 사람의 머릿속에는 늘 많은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마치 천 년 이상을 사는 사람처럼 말이다. 작은 것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신 내용도 가슴에 와 닿았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 이상의 노력과 정성 그리고 시간을 쏟아야 하는 법인데 그 일을 무심함으로 한다면 크게 문제가 없지만 꼭 달성하고야 말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개인의 아집과 필요이상의 욕심이 더해지다 보면 건강도 잃고 사람도 잃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수 없이 보아왔다.

 

대부분 목표를 달성한 사람들의 후유증이 크다. 시간이 모든 것을 완화시켜주고 누그러뜨려주지만 순간순간 잘못 판단하며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 후유증은 감당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로 인해서 사회가 좀 더 발전하고 나아지고 있는 장점도 있으니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일이란 목표를 정해서 정성과 노력을 쏟아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무심한 마음으로 용맹정진 수행하듯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말은 쉽지만 깨달음만큼 어려운 일이지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계속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다보면 마음공부도 사업도 경지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통도사 극락암은 고려 충혜왕 5(1344)에 창건되었지만 창건자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극락암 역시 임진왜란 때 전소된 것을 조선 영조 34(1758) 지홍대사가 중창 하였다고 한다. 경봉 선사께서 1955년 조사각에 33명의 조사의 영정을 모셨고 1975년에는 정수보각을 신축, 1982년에는 무량수각을 중창 하였다고 한다. 전각의 상당부분의 편액도 직접 쓰셨다고 한다. 경봉 선사 외에도 추사 김정희가 쓴 편액도 있어 서로의 글씨체를 비교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경봉 선사의 글씨체는 꾸밈없고 수수한 느낌이 들었고 추사의 글씨체는 역시 천재성과 예술가 기질이 다분히 드러나 보이는 명필이었다.

 

(2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