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11) 519
영월루와 극락영지
영월루는 대중 법회나 집회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기는 공간이라고 한다. 무량수각 법당에서 보면 설법전이고 극락영지(연못)에서 보면 영월루다. 설법전 현판과 주련은 경봉 선사 글씨이고 영월루 현판은 석재 서병오의 글씨, 정법안장(正法眼藏)이라는 글씨는 청남 오제봉 선생의 글씨라고 했다.
정법안장이란 “진리는 마음 행할 곳이 멸하고 말길이 끊어져서 일체 이름과 형상이 없다”라는 뜻으로 한 마디로 말하면 무념무상의 상태를 말하는 께달음을 이르는 말로 보면 될 듯했다. 영월루 앞에 있는 극락영지(연못)와 연못을 가로지르는 홍교(虹橋:무지개다리)가 아주 멋들어졌다. 규모는 작았지만 상징하는 바가 컸다. 연못 주변의 수목과 연꽃이 사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담고 있고 홍교는 탐,진,치의 삼독을 버리고 극락으로 가는 다리라고 했다.
작은 연못이 담고 있는 의미와 역할이 돋보였다. 가을철 영축산에 단풍이 내리면 극락암 역시 극락영지의 아름다움으로 단연 돋보일 듯했다. 속세의 아름다움과는 격이 다른 자연이 주는 순수함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곧 극락세계가 아닐까 싶다. 극락암은 그 외에도 33분의 조사를 모신 조사각과 이곳에서 가장 작은 전각인 단하각(독성각)이 있는데 단하각은 기도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학업성취에 효험이 있다고 하니 참고 하셨으면 한다.
통도사를 보고 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극락암을 둘러보고 나서야 비로소 통도사와 영축산 그리고 극락암이 한 몸체임을 알게 되었다. 큰 스님으로 알고 있었던 경봉 선사께서 주석하신 곳이 통도사와 극락암이라는 것을 새삼 이번에 알게 되었다. 깨달은 자의 표상이라고 할 만한 선 지식으로 이름난 분이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도 조금은 알 듯했다. 경봉 선사 같은 선지식이 전국적으로 많이 배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뒤로하고 통도사라는 대 가람에 대한 답사를 마무리한다.
쓰고 싶은 내용은 더 많았지만 최소한의 것만으로 내용을 축약하고 나머지는 답사하시는 분들의 몫으로 남기고 싶다. 양산은 통도사와 영축산으로 인하여 한 층 빛을 발하고 있는 고장으로 여겨졌다. 부처님의 가피가 양산 시민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아니 나아가서는 세계인들에게도 전파되기를 마음속으로 간구했다. 이곳을 떠나기전 영축산을 다시 바라보니 영축산 주변으로 신령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탐,진,치에 물든 마음을 이곳에 오면 잠시나마 내려 놓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2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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