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13) 564
팔영산(八影山) 프롤로그
고흥의 명산이자 진산(鎭山)인 팔영산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4시간 거리, 꽤 멀었지만 팔영산을 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고흥을 지금까지 두 번이나 찾았지만 먼 발치에서 눈으로만 바라보고 다음을 기약했던 산인데 2024년 3월 말 화려한 남도의 봄날이 시작하는 좋은 계절에 89산악회 회원들과 일정을 짰다. 먼 곳에 온 김에 팔영산도 오르고 고흥의 명소와 부속 섬들도 둘러보기 위해 2박 3일의 시간을 할애 했지만 다 둘러보기에는 턱 없이 짧았다. 고흥이라는 고장 전체를 개략 둘러본다고 해도 최소 1주일은 시간을 내어도 부족할 정도로 볼거리도 많았고 마음이 이끌리는 곳에서 잠시 멈추어 진득하게 땅이 토해내는 이야기를 경청하기에도 벅찼다.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부르는 고흥은 고장 전체가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나 다름없었다. 얼마 전 여수에서 고흥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전부 개통 되어 섬섬 백리 길이라는 멋진 드라이브 길이 생겨 여수와 고흥을 함께 둘러 볼 수 있게 되어 찾는 사람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방 도시이지만 서울, 수도권에 있는 도시와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을 지닌 여수에서 팔영 대교를 지나는 순간, 전면에 나타나는 팔영산은 고흥을 신령스러운 고장으로 각인시키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영험하고 장엄한 기운을 느끼게 해 준다.
복닥거리는 도시와는 판이한 고즈넉한 전원의 풍광이 물씬 느껴지는 고흥은 아직 사람의 손이 많이 타지 않아 원초적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지금은 규모가 왜소해 졌지만 팔영산이 품고 있는 능가사는 한 때는 팔영산 부근 40여 개의 암자를 둔 호남의 4대 사찰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더불어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고장답게 아름다운 해안선과 부속 섬들을 둘러보는 여행은 또 다른 감흥을 주었다.
팔영산 산행을 위해 숙소는 팔영산 자연휴양림으로 한 달 보름 전에 어렵게 예약했다. 해발 400m 부근에 위치해 팔영산 산행하기에도 더없이 좋았다. 숲으로 둘러싸인 휴양림에서의 이틀 밤은 그야말로 도시에서는 보고 느낄 수 없는 황홀한 느낌속에 보냈다. 피톤치드 풍부한 산 공기는 그동안 도심에 살며 찌들었던 몸과 마음을 단박에 치유해 주었다. 휴양림에서 1주일 정도 머물다 가면 모든 병이 완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공기는 상쾌했고 산소 포화도 높은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로 인해 누적된 피로도 금세 풀렸다. 다시 한 번 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온 몸으로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I visited Palyeongsan, a renowned mountain and guardian mountain of Goheung. Despite the four-hour distance from Seoul, my heart raced the moment I laid eyes on Palyeongsan. I had visited Goheung twice before, but Palyeongsan, a mountain I had only glimpsed from afar and anticipated for so long, was finally within reach. In late March 2024, amid the splendid spring days of the southern region, I organized an itinerary with members of the 89 Mountaineering Club. Although we allocated two nights and three days to climb Palyeongsan and explore the famous sights and surrounding islands of Goheung, it was barely enough time. Even a week would be insufficient to tour all of Goheung, as there were so many attractions to see. It was challenging to pause briefly at places that drew my heart and listen attentively to the stories the land had to tell.
(2024.3)
자기 성장과 성숙 그리고 완성에는 은퇴가 없다(이승헌,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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