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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고흥 22) 572 연홍도(鳶洪島) 2

(고흥 22)  572

 

연홍도(鳶洪島) 2

 

 

선착장 입구, 문화 관광해설사가 있는 곳에서 연홍도를 제대로 둘러보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두 분 중 한 분에게 안내 해주실 수 없냐고 하자 난색을 표하셨다. 마침 퇴근 무렵이 다 되어서 그렇다고 했다. 설명에 의하면 마을이 있는 골목길을 따라 걷는 길과 해안 길을 따라 걷는 길이 있는데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해안 길로 걷는 길이 배 시간에 맞추기에 좋았다.

 

되돌아가는 배는 도착 후 1시간 반 정도 밖에 여유가 없어 우리는 전체를 둘러보지 못하고 핵심 코스만 둘러보았다. 물론 그 다음 배를 탄다면 좀 더 많은 곳을 둘러 볼 수도 있지만 오전 팔영산 등산으로 조금 무리다 싶어 간단히 둘러보기로 했다. 연홍도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려면 최소한 3-4 시간은 소요 될 듯했다. 섬은 작아보였지만 의외로 둘러 볼 것이 많았다.

 

마을 고샅 길 담장에 걸려있는 세련되지 못한 조형물과 조각작품이 주는 느낌이 편안했다. 평범한 조형물이 오히려 이런 곳에는 더 어울려 보였다. 낙후 된 주택과 오래된 시골 마을은 어릴적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듯 다양한 예술 작품들로 인해 섬 전체가 이야기가 있는 섬으로 변모했다. 바닷가 갯벌에 설치한 물고기 형상의 설치 조각물이 근사했고 바다를 향해 설치한 아이들을 상징한 조각들은 동심을 소환했다. 희망의 바다가 넘실대는 섬이라는 인상이 강렬했다.

 

폐교된 학교를 연홍도 미술관으로 개조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미술관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호사도 누려보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아련했고 안온했다. 목으로 넘어가는 커피는 참으로 구수했고 달콤했다.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긴장 되었던 몸과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 온 몸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바다는 조용했다. 바람 한 점 없어 평화로운 기운이 감돌았다. 길가에 자라는 아왜나무라는 생소한 이름을 지닌 나무가 특이했다. 가지와 잎이 풍성해 방품림으로 사용되는 나무라고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일본이름인 아와부키에서 유래되었고 그 뜻은 거품을 내는 나무라고 한다. 실제로 나무에 수분이 많아 화재가 발생 시 나무에서 거품이 만들어져 화재를 차단한다고 한다. 방풍림과 더불어 화재예방용 수목으로 아주 훌륭한 나무인 듯했다. 꽃말은 지옥에 간 목사라고 했다. 왜 그런 의미가 담겼는지 의아했다. 나무도 다 자신만의 용도가 있는 듯했다. 물론 인간의 잣대로는 한정적이지만 창조주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쓰임을 숨겨 두셨을 것으로 믿고 싶었다.

 

(2024.3)

 

평평한 세계에서 한 개인이 번영을 누리는 데 필수적인 요소는 각자 자기 자신을 대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 방법을 생각해두는 것이다(프리드먼, 세계는 평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