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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울진 1) 574 천축산 불영사(天竺山 拂影寺) 가는 길

(울진 1)  574

 

천축산 불영사(天竺山 拂影寺) 가는 길

 

아름다운 사찰로 이름난 불영산을 연녹색 잎들이 싱그러운 봄을 택해 찾았다. 이번에는 동생들 가족들과 함께 찾았는데 바로 밑의 동생은 이곳이 처음이라고 했다. 워커홀릭에 가까웠던 동생은 직장생활 하는 동안 제대로 된 국내여행을 한 적이 없다. 인도네시아에서 약 8년 간 근무하다보니 국내는 더더욱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작년에 함께한 안동여행도 그에겐 신천지나 다름없었다.

 

동생이지만 간혹 외국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곳이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한국을 자세히 알고 싶어 찾은 곳인데도 60이 넘어 찾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얼마 전 은퇴한 지금은 국내여행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대부분 처음 가보는 곳이니 그 마음 오죽하랴 싶었다. 아들 둘 잘 키워 좋은 직장 보내 놓고 부부는 틈나는 대로 취미생활도 하고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 배우며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게 느껴진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노후를 잘 보내는 것도 삶의 지혜이자 삶의 기쁨이지 아닐까 싶다.

 

불영사가 있는 울진은 서울, 수도권에서 차로 거의 4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한 만큼 그 이상의 값진 경험을 안겨 주는 곳이다. 온천으로 유명한 백암온천과 덕구온천을 비롯해 영덕대게도 맛보고 동해바다를 품고 있는 여러 고장도 함께 둘러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울진을 대표하는 금강송 군락은 국내 최대를 자랑하고 사람의 손이 거의 타지 않은 원시의 숲을 이루어 찾는 사람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고 있다. 시간이 되시면 필히 이곳도 일부구간만이라도 걸어 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서울, 수도권에서 가능한 멀수록 느껴지는 묘한 안도감은 덤이다. 한동안 머물던 도심과는 단절된 곳에서 새롭게 보고 느끼며 경험하는 것들로 인해 몸과 마음이 새로 리셋 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나면 다시 새롭게 도전하고픈 욕망이 용솟음친다. 자연이 내게 주는 무한한 감사의 에너지이자 사랑이다. 때론 자연과 내 자아가 잠시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맞기도 한다. 거짓의 나를 버리고 본래의 완전한 나를 찾는 여정은 어렵고 고되지만 자연과 하나라는 느낌이 들 때면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는 즐거움은 여행의 큰 기쁨이지 않을까 싶다.

 

(2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