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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울진 2) 575 천축산 불영사(天竺山拂影寺) 1

(울진 2)  575

 

천축산 불영사(天竺山拂影寺) 1

 

 

불영사는 울진 금강송 군락으로 이름 난 곳과 그리 멀지 않았다. 장장 12km 의 불영계곡과 천축산의 품안에서 안온했다. 천축산 불영사라고 쓰여 진 편액의 글씨가 한석봉 버금갈 정도의 명필로 느껴졌다. 멋스러우면서도 품격이 느껴졌다. 명필 서체로 인해 불영사가 한층 기품 있는 사찰로 여겨졌고 주변의 울진 금강송 숲과 더불어 불영사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다. 멋진 일주문이 주차장과 붙어 있는 것은 옥의 티였다.

 

일주문에서 불영사 핵심공간이 있는 곳까지 약 2km에 이르는 길은 약간의 내리막과 오르막이 있지만 대부분 평지 같은 길이다. 가는 길에서 만나는 물 맑은 불영계곡과 짙은 숲(금강송 군락)이 내뿜는 피톤치드 풍부한 공기를 마시며 걷노라면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 삶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하게 한다. 나무들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진달래는 외로움을 이기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연녹색 잎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지금, 봄의 절정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2km의 거리가 눈 깜짝 할 사이에 공간이동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용존 산소량은 국내 최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호흡이 편해졌다. 시간이 지나자 호흡이 깊어지고 피곤함도 금세 사라졌다. 지형도를 보니 불영사 있는 위치가 불영계곡이 휘돌아가는 코너에 절묘하게 자리 잡았다. 주변은 온통 숲의 바다이고 불영사 핵심공간이 있는 곳만 연못을 비롯해 너른 개활지 형태로 자리 잡아 무척 밝게 느껴졌다. 사찰 앞에 제법 큰 연못(佛影池)이 있는 경우는 드문데 불영사는 이 연못으로 인해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듯했다.

 

연못에 비친 하늘과 전각들의 반영(反影)으로 인해 신비한 느낌이 들었고 가을철에 단풍이 내리면 불영사는 연못으로 인해 더욱 화려한 공간으로 변모 할 듯했다. CNN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33곳 중의 하나로 지명 했다고 하니 불영사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본 듯했다. 25개의 전각들은 너른 터에 적절한 간격을 두고 배치하여 혼잡스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사찰 규모에 비해 전각들이 제법 많았다. 회주 스님께서 각 전각들마다 쓰임새에 따라 주지로 계실 때 하나씩 하나씩 세웠다고 하는데 이 깊은 곳에 있는 사찰에 큰돈을 쾌척한 보살들도 대단하지만 그렇게 하도록 이끈 회주 스님의 불력(佛力)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