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7) 580
월송정(越松亭) 1



관동 8경의 하나인 월송정은 울진 평해 읍에 있는 누각이다. 울진 불영사를 찾았다가 우연히 월송정을 알게 되었다. 시퍼런 동해바다 가까이 자리 잡은 누각 월송정의 입지가 탁월했다. 울창한 송림을 배경으로 2층 누각의 당당한 모습을 처음 본 순간 한 눈에 반해 버렸다. 관동 8경 중 에서도 상위권에 자리 잡는다고 해도 좋을 만큼 주변 경관이 뛰어났다. 누각에 서서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고요해 지고 평화로움이 밀려왔다.
끝 모를 수평선이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떠들썩했던 머릿속이 잠잠해지자 바다가 내게 전해주려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누각 주변의 울창한 송림은 솔 향을 풍기며 비릿한 바다내음을 잠재웠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쓰다듬으며 해변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라는 준엄한 명령이 떨어졌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했고 행동은 굼떴으나 마음과 몸은 하나로 움직였다. 시간의 흐름에는 절도가 있었다.
월송정은 삼국시대 신라 화랑의 유람 지였다고 한다. 경주 불국사에서 자동차로도 2시간 남짓 걸리는 꽤 먼 길인데 그 당시에 어떻게 이 먼 곳까지 왔을 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아무리 멀어도 장부의 기개를 느끼고 호연지기를 느낄 수만 있다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넓어지고 새로운 도전 정신이 용솟음 쳤을 것이다. 삼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현실을 새롭게 곱씹어보고 다시 한 번 조국 신라를 향한 애국심을 불태우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월송정이라는 이름은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는다는 뜻(越松)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이라는 뜻(月松))에서 유래되었나는 설이 있다고 하는데 두 가지 설 모두 그럴듯했다. 울창한 송림이 바다를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으니 신선이 유람 올만한 장소로 여길
만 했고 밤늦은 시각, 환한 달빛이 바닷가 송림을 비추면 속세를 벗어난 신비함이 역시 신선이 머물만한 곳으로 여겨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두 가지 설의 한자어 이름을 모두 살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자연스럽게 두었으면 했다.
(2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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