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여행기,수필

(성주 6) 452 진사 댁(進士宅)

(성주 6) 452

 

진사 댁(進士宅)

 

진사 댁 새 사랑채는 누마루 한 칸, 방 한 칸, 창고 한 칸의 작은 집이지만 한층 멋을 느끼게 누마루 한 쪽은 평소에는 창문으로 막아 두었다가 필요시에는 창문을 개방해 작은 누마루 공간이 확장되는 느낌을 주도록 만들었다. 누마루 창문을 열고 나가면 있는 또 다른 작은 누마루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작은 누마루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고 감상하는 공간을 별도로 만든 아이디어가 단연 돋보이는 집으로 느껴졌다. 집안에서 자연을 감상하는 것과 자연 속에서 자연을 감상하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를 반영한 듯했다.

 

누마루 옆에 간이 2층 높이의 누마루를 만든 것을 보고는 필요여하에 따라 가옥의 형태도 얼마든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이디어는 아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 왔다. 처마 지붕을 받치는 서까래와 누마루 천장을 이루고 있는 서까래의 조형미 또한 아주 뛰어났다. 작은 가옥이지만 많은 실험적인 요소를 도입한 건축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 외에도 경북 민속 문화재로 지정된 가옥들이 여럿 있지만 가옥에 대한 설명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옥마다 구체적인 설명을 다 해버리면 보는 사람의 다양한 창의적인 시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약간의 지식을 가지고 자신이 느끼는 대로 보고 느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다.

 

한개 마을은 내가 보기에 탁월한 풍수지리 터를 지닌 마을이다. 관리여하에 따라 앞으로도 수백 년을 이어나갈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지자체나 정부에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전, 관리해 나간다면 훌륭한 문화 관광자원이자 전통 가옥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무척 유용한 문화유산으로 단단히 자리 매김하지 않을까 싶다. 한개 마을 뿐 만 아니라 국내에 남아 있는 오래된 전통 마을에 대한 보전과 관리에 힘쓰는 것이 곧 민족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드높일 수 있다는 인식전환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민족(나라)은 결코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 하였으면 한다.

 

참고로 한개 마을 뒷산인 영취산에는 천년 고찰 감응사가 있다. 한개 마을을 기점으로 감응사와 영취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코스는 개략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이 코스로 올라 영취산 정상에서 한개 마을과 성주의 들녘을 바라보면 성주라는 고장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성주는 전반적으로 안온한 터를 지닌 고장이다. 양택 명당도 많지만 음택 명당도 많은 길지에 가깝다. 음과 양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공존하는 성주는 음과 양이 동기 감응을 이루는 날 옛 시절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또한 가야시대의 유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 미래의 후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은 별 고을 성주는 성주 참외와 더불어 조만간 옛 이야기들의 보고로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유쾌한 상상을 해본다.

 

(2021. 10)

 

 

스스로 할 수 있거나 꿈꾸는 일이 있거든 당장 추진하라. 대담함 속에는 재능과 힘과 신비함이 모두 깃들어 있다(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