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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영주 7) 455 부석사 에필로그

(영주 7)  455

 

부석사 에필로그

 

부석사 조사당을 보러 오신 분들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응진당과 자인당도 꼭 둘러보시길 권해 드린다. 특히 자인당 내부에 모셔져 있는 석조 삼존여래좌상을 감상하시고 석가여래좌상과 비로자나불좌상(보물)이 서로 다른 점을 꼭 보고 가셔야한다. 오래된 석조 불상은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기에 자세히 감상하시면 그 당시 석공의 빼어난 기술도 살펴볼 수 있다. 부석사는 전체가 거대한 종합 박물관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볼 것과 감상 할 것이 무궁무진했다.

 

반 나절 정도로는 어림없을 정도로 많았다. 무량수전 서쪽 뒤편에 있는 선묘낭자의 전설이 전해지는 부석도 자세히 살펴보고 부석사로 이름 지은 배경 또한 찾아보는 즐거움도 누려보시길 권해 드린다. 바쁜 세상에 대충 보고 가도 되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알아야 되느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내용을 자세히 알게 되면 부석사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한 번 방문으로 부석사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면 부담이 되니 올 때마다 관련서적도 읽어보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그 속에 담겨있는 내밀한 이야기들을 듣고 이해하게 되면 어느 순간 부석사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져 있음을 깨닫는 순간을 맞는다.

 

결국 아는 만큼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면 사랑하게 되니 대한민국에 태어난 사실에 감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조금 주제넘은 이야기를 하였지만 그만큼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깊이가 있고 아름다우며 문화유산이 품고 있는 이야기 또한 무궁무진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인문학적인 교양은 기대이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인문학이 내 몸속 깊숙이 자리 잡으면 세상사는 지혜와 통찰력이 생기고 더불어 한국인의 정체성을 늘명심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의무감도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내고 홍익인간의 드높은 정신을 세계와 교류 할 수 있게 된 이면에는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체화되어 있는 문화의 힘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화대국이라는 자긍심이 국가전반으로 퍼져 국제사회에서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려는 인성을 지닌 인재들이 활약하는 기반이 구축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부석사를 둘러보면서 김구선생께서 그토록 강조한 문화대국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새겼다. 부석사를 품고 있는 영주는 부석사 하나만으로도 큰 자긍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부석사는 한 마디로 오묘했고 웅숭깊었다.

 

(2023.4)

 

 

 

요리를 못 먹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지만 집밥을 오래 못 먹으면 심리적으로 황폐해진다(정혜신, 정혜신의 사람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