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9) 457
격물치지(格物致知), 소수서원(紹修書院) 2
조선의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은 성리학은 공자를 중심으로 한 유교의 한 갈래로 주희가 집대성 하였다고 해서 주자학이라고도 불린다. 소수서원이 주향으로 모시고 있는 분은 안향이라는 분으로 고려 말 사람으로 중국의 주자학을 조선에 최초로 보급하여 조선시대 유교(성리학)의 토대를 만든 분이다. 풍기군수 주세붕 선생이 평소 흠모한 분이기에 소수서원을 세우면서 주향으로 모셨다고 한다.
주자학(성리학)의 핵심개념은 도덕의 실천과 인격의 도야를 근간으로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통한 학문의 성취에 있는데 이는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지식을 완전하게 하는 것으로 결국 사물의 본질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삼성전자 전 회장이었던 윤종용 회장이 직원들에게 강조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본질에 집중하면 통찰력이 생기고 미래를 보는 혜안이 열린다는 말은 지금도 경영에 매우 유용한 말로 자리매김하고 있기에 조선 시대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일인 듯싶다.(주자학은 안향 선생이 최초로 도입하였지만 실용화와 조선 사회에 맞게 개량화하여 조선시대 통치이념으로 확고히 자리 매김하도록 한 것은 목은 이색선생이다)
서원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지방의 유생들이 학문을 연마함과 동시에 인격을 도야하고 선현에게 제향을 올리는 곳으로 지방 향촌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던 곳이다. 중앙정치로 나아가는 기반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상소 등을 통해 중앙 정치 세력을 견제하는 기능도 가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학문의 자율성이 존중되어 출세에 연연하지 않고 인격함양과 호연지기(浩然之氣) 등을 더 중요시했던 유교를 기반으로 한 인재 배출의 요람으로 1543년(중종38년)에 3명의 입원유생을 시작으로 1888년까지 모두 4,300여명의 인재를 배출하는 인재사관학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소수서원을 설명하면서 서두가 조금 길었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국의 수많은 서원을 둘러보는 기회가 많을 것이므로 간단히 정리해 보았으나 미비한 점은 방문하시는 분들이 채워주셨으면 한다. 조선시대의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은 실천학문이자 이념이기에 오늘날에도 그 영향이 우리의 DNA에 남아 사회 전반적으로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2023.3)
마음이 깊은 사람은 경망을 떨지 않으며 생각을 깊고 넓게 하여 입이 무겁다(윤재근. 노자)
취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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