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13) 461
소수서원(紹修書院) 에필로그
소수박물관을 나와 죽계 천을 끼고 걷는 오솔길 산책로가 압권이었다. 산책로를 걸으면서 경렴정을 비롯해 강학공간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 맛이 좋았다. 지금은 가물어 죽계 천에 물이 별로 없지만 비가 와서 물이 죽계 천에 가득차면 그야말로 도원경을 연출 할 듯했다.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서있는 경렴정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에 쫓겨 강학공간만 들러보고 가는 듯했다.
조선 중종37년(1542)에 창건되어 거의 500년의 역사를 지닌 소수서원은 명실 공히 한국 최초의 서원이기에 의미하는 바가 크고 여타의 다른 서원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미국이 수많은 대학의 힘으로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었듯이 한국의 서원은 조선 시대 고등 인재 양성의 요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서원 창건의 목적과 이념이 학문을 통한 인격도야와 인간의 도리를 실천하여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려는 이상적 지식인을 추구함에 있었는바 오늘날에도 서원이 추구했던 좋은 취지는 현재의 교육에 일부라도 반영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인성함양을 통한 도덕 재무장은 초일류국가로 가는 최고의 선이자 가치일 것이다. OECD 국가 중 부패지수가 가장 높다는 대한민국이 한 단계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정직과 청렴한 사회가 필수라고 여기고 싶다.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은 정직한 사회와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자세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사회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배금주의와 부패 만연 현상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나부터 실천하는 자세로 살아가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미래는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통한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데 달려있다. 남이 하던 것을 따라하는 국가와 기업은 만년 2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제는 우리도 나라 위상에 걸맞게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개척해야만 한다. 오래된 문화유산과 그 속에 담긴 정신은 오래된 미래라고 했다. 오래된 문화유산을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캐내야 한다. 그 속에 미래에 대한 답이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각성하고 우리 문화를 대하는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우리 당대의 삶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후손들의 삶이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미래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후손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기틀을 우리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우리 후손들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에 와서 느낀 바가 많았다. 과거로 돌아 갈 수는 없지만 과거의 좋은 점은 계승, 발전 시켜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아울러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죽비가 되어 가슴을 내리쳤다.
(2023.3)
절제와 헌신 그리고 정의를 실현하는 용기와 지혜를 추구하는 삶이 탁월함을 추구하는 삶이다(김상근, 군주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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