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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영주 12) 460 취한대(翠寒臺)

(영주 12) 460

 

취한대(翠寒臺)

 

강학공간 건너 죽계 천을 가로 질러 있는 경자바위와 취한대가 죽계 천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경렴정과 소통하며 한껏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듯했다. 공부하는 유생들이 두 개의 정자에서 마주보며 시도 짓고 술도 한잔 하며 풍류를 즐기기에 아주 그만일 듯했다. 서원의 특성상 술은 뭐하지만 좋은 차를 마시면서 유유자적한 한 때를 보내기에는 아주 금상첨화일 듯했다.

 

가을철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 때면 풍광 좋은 이곳은 별천지로 변할 듯했다. 공부하다 지친 몸과 마음을 산책하다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도 아주 탁월해 보였다. 경자바위는 주세붕이 경()이라는 한자어를 바위에 새겼다고 해서 경자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공경과 근신의 자세로 학문에 집중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취한대(翠寒臺)는 경렴정과 함께 휴식과 더불어 자연을 벗하며 시도 짓고 학문을 토론하는 장소로 이용하였다고 하며 푸른 산의 기운과 시원한 물빛에 취하여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긴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건축물과 바위에도 뜻과 의미를 담아 작명에 힘쓴 것은 공부하는 유생들이 나라의 동량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모든 일에 정성을 쏟았던 조선 시대의 선비정신이 오늘날에도 현대인들의 유전자속에 남아 전통으로 계승되길 간절히 소망했다. 강학공간을 벗어나 소수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도 운치가 있다. 유유자적한 걸음으로 걷는 맛이 좋았다. 죽계 천 다리(옥계교)를 건너 좌측으로 있는 선비촌은 눈으로만 보고 지나쳤다.

 

선비 촌과 이웃해있는 소수박물관도 볼 것이 무척 많았다. 소수박물관도 이곳에 오시면 꼭 들러보고 가시길 권해드린다. 성리학을 주제로 조선의 선비문화를 집중 조명한 우리나라 최초의 유교 종합 박물관이다. 내용이 방대해 별도로 시간을 내어 천천히 살펴보아야 될 만큼 내용이 많았다. 한국인이 내세울 수 있는 정신 중의 하나인 선비정신이 현대의 삶과 병행하면서 좋은 점은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소수박물관 내부 전시를 보면서 더욱 간절해졌다.

 

(2023.3)

 

 

인생은 완성하는 데에 있지 않고 성장하는 데에 있다. 무엇을 시작하기에 충분할 만큼 완벽한 때는 없다(왕저웨이 중국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