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여행기,수필

(영주 14) 462 무섬마을 1

(영주 14) 462

 

무섬마을 1

 

무섬마을은 영주의 남쪽 끝에 자리 잡았다. 부석사를 지나 소수서원에서 차로 25분 정도 더 가야한다. 영주의 대표적 명승지가 영주의 남북을 꿰차고 앉아 있었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모두 둘러보고 나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이번에도 무섬마을을 보지 않고 지나치면 한동안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해 둘러보기로 했다.

 

최근 가뭄으로 무섬마을을 감싸며 흐르는 강물이 쪼그라 들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가물어 볼품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였지만 그래도 보고 가는 것이 도리인 듯해 찾았다. 무섬마을은 어찌 보면 젊은이들에겐 부석사, 소수서원보다 핫 플레이스로 자리 매김 되어 있는 곳이다.

 

무섬마을 다리위에서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서로 경쟁하듯 올리면서 전국 최고의 핫 플레이스 중의 하나로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곳이다. 무섬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한옥 건축물보다 무섬마을과 외지를 연결하는 수단인 외나무다리로 인해 유명하지만 본질은 무섬마을 그 자체에 있다.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감탄하는 작품 사진이 되기에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는 마치 무섬마을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듯했다.

 

이번에 찾았을 때는 강물이 거의 말라 있어 무섬마을의 상징인 외나무다리도 볼품이 없었다. 물이 빠진 너른 백사장은 먼지가 날렸고 하천의 물은 쪼그라들 데로 쪼그라들어 강이 아닌 작은 개울처럼 흐르고 있었다. 그래도 뱀처럼 구불구불 놓여있는 외나무다리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바른 자세를 꼿꼿이 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실망은 하면서도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들 외나무다리를 걸어보는 행사에 동참하고 있었다.

 

미래를 얻기 위해서는 현실과의 단절이 필수적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말이다. 작금의 사회는 크게보면 안락한 삶을 잠시 접어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시간을 쏟아부어 미래를 향해 발빠르게 나아가는 사람과 현실에 안주하며 현실을 향유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미래는 늘 도전을 요구하고 예측 할 수 없는 세계다. 엄청난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 기업으로보면 기업가정신이 그 회사의 미래를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세상의 변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대한민국이 생존을 넘어 선진국가로 발돋음 하려면 사회 전반에 기업가 정신이 넘쳐야 한다. 무심한 듯 살아가는 지방의 한 마을에 와서 문득 든 생각이다. 머리가 비어져야 비로소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바쁨에 익숙한 머리로는 창의력은 요원하다. 잠시 바쁜 머리속을 비우고 개인이든 기업이든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지 싶다.

 

(2023.4)

 

진정한 용기란 불굴의 투지가 아니라 처음 품었던 고결한 소신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킬수 있는 정신을 말한다(김상근, 군주의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