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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3) 468 함양군민 최고의 힐링명소 상림 숲

(함양 3) 468

 

함양군민 최고의 힐링명소 상림 숲

 

우리나라는 주지하다시피 산에서 자라는 나무의 70%는 참 나무과에 속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재미있다. 다람쥐가 열심히 참나무 열매(도토리, 상수리)를 주어와 나중에 두고 먹을 요량으로 저축하듯이 이곳 저곳에 숨겨 두지만 머리가 나빠 시간이 지나면 일부만 찾아 먹이로 먹고 대부분은 잊어버린다고 한다. 먹이로 없어지지 않고 남은 도토리가 머문 곳에서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다보니 참나무과의 나무가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내용으로 방송에서 어느 교수분이 말하는 것을 유심히 들은 적이 있다. 도토리를 제일 좋아하는 다람쥐가 오히려 참나무를 번식하게 하는 숨은 재주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상림 숲 길은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만큼 길이 좋았고 포근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숲에 들어서자 여름임에도 무척 시원했다. 저녁이 되면 한기가 들 정도로 온도가 내려간다고 한다. 함양군민들께는 최고의 휴식장소로 여겨졌다. 다양한 종류의 수목들이 공생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숲 중간 정도에 있는 함화루 누각이 근사했다.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했다. 숲 속에 있는 인공물이지만 한옥 건축물이어서인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숲을 걷는 내내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갔다. 상림을 조성한 최치원 선생 신도비와 이은리 석불은 상림의 귀한 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석불은 고려시대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조만간 시간이 더 지나면 보물로 지정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목구비가 선명했고 광배조각이 예사롭지 않았다. 함양읍 이은리 냇가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서 이은리 석불로 편하게 이름 지은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생김새에 걸 맞는 제 이름을 찾지 못한 듯해 아쉬웠다. 시간이 지나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기를 소망했다.

 

비슷한 듯 새로운 길이 번갈아 나타났다. 산이 아닌 평지로 된 숲길을 걷는 느낌이 푸근했다. 오로지 숲만 느끼며 걷고 있는 기분은 산에서 걷는 기분과는 달랐다. 긴장감은 사라지고 안온한 기분이 온 몸을 감싸 안아주며 온 몸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짙은 녹색이 눈뿐만 아니라 머리 속도 시원하게 했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의 공기가 내 몸속의 장기를 가볍게 자극시키고 내 마음 속의 자아가 불쑥 고개를 들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속세의 일들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오직 숲과 무심히 걷고 있는 나만 존재하는 듯했다.

 

(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