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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14) 494 공주 국립박물관, 무령왕릉

(공주 14) 494

 

공주 국립박물관, 무령왕릉

 

공주 국립박물관은 무령왕릉 발굴로 인해 만들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부장품이 엄청났다. 부장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무령왕이라는 인물의 발굴이었다. 무령왕을 통해서 백제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고 부장품을 통해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1,50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발굴되어 그 당시의 생활상을 비롯해 화려하고 세련된 유물을 통해 그 당시 백제 인들의 미 의식과 수준 높은 공예 기술 등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 아울러 지석이 함께 발견되어 무령왕의 축조연대를 정확히 알 수 있어 고고학 편년연구에도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한다.

 

국보로 지정된 금제관 장식, 금제 귀걸이, 금제 뒤꽂이, 청동거울, 왕 나무 발받침, 왕비 나무머리 받침, 지석, 석수를 비롯해 총 5,200여 점의 많은 유물이 출토 되었다고 한다. 그 중 17점이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보존 상태와 예술성 등이 탁월하고 모두 국립공주박물관에 보관중이라고 한다. 유물도 유물이지만 내게는 더욱 놀라웠던 것은 시신을 안장했던 관과 관을 보관했던 벽돌형식의 무덤이다.

 

무덤은 벽돌을 매우 정교하게 쌓아 올려 만들었는데 1,500여 년 전의 무덤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섬세했고 디테일 또한 놀라웠다. 벽돌은 연꽃무늬 벽돌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누워쌓기와 세워 쌓기를 반복하여 축조했는데 무척 정교하게 쌓았다. 무덤방의 평면은 남북으로 긴 사각형 모습으로 천장은 아치형으로 만들어 답답하다는 느낌을 들지 않게 하였다. 무덤 입구 부분을 제외한 삼면의 벽면에는 작은 등잔을 두기 위하여 북벽에 1, ·서벽 에 2개씩 모두 5개의 벽감(壁龕. 벽면을 움푹 파서 만든 공간)을 두었다.

 

작은 등잔에 불을 피워 무덤속의 공기를 완전히 제거할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벽돌식 무덤은 그 당시 중국 남조의 양나라 지배층 무덤양식의 영향을 받아 축조하였다고 하는 것을 보면 선진문화를 지닌 중국과 아주 빈번한 교류가 있지 않았을까 짐작이 되었다. 전시되어 있는 것은 모형이지만 지금 보아도 참으로 정교하고 예술성 높은 무덤처럼 느껴졌다.

 

국보로 지정된 금제 관장식과 금제 귀걸이 등은 그 당시의 금세공 기술이 지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순금관 위에 문양을 예리하게 조각하였고 127개의 달개들은 아주 가느다란 금실로 꼬아 매달았는데 그 당시의 높은 금세공 기술을 알 수 있다. 왕의 금제 관장식이 왕비의 그것보다 화려한 것을 보면 그 당시 왕의 권위는 어느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경지에 있지 않았나 싶었다. 금제 귀걸이 또한 왕의 것이 왕비의 그것보다 복잡하고 화려해 보였다. 지금의 관점과는 아주 달랐다. 절대 왕권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 듯했다.

 

그 외에도 공주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 들 모두 하나하나가 예술성이 뛰어났고 보존 상태가 좋아서 1,500년을 건너뛰어 현재와 대화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령왕릉 유물을 통해서 무령왕의 생몰연대를 알게 됨과 동시에 그 당시의 생활상과 사회상 그리고 백제의 광범위한 외교활동의 흔적들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무령왕 시대에 비로소 국력과 왕권강화의 기틀이 갖추어 졌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문화유산과 유물의 존재 중요성을 다시금 새기게 되었다.

 

2021년은 무령왕이 갱위강국(更位强國 다시 강국이 되다)’을 선포한지 1500주년이 되는 해이자 무령왕릉이 발굴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해서 공주 시는 2021년을 무령왕의 해로 선포하였다. 이를 계기로 공주 시에서는 무령왕 추모제를 비롯하여 국제학술대회 등 다채로운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아울러 무령왕은 국난을 겪어 쇠락해가는 백제를 다시금 동북아의 문화강국으로 자리 매김 할 수 있도록 이끈 위대한 왕으로 공주의 상징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백제사를 30년 넘게 연구해온 공주대 정재윤 교수는 무령왕에 관한 연구를 집대성한 책을 최근 출간하였다. “무령왕, 신화에서 역사로라는 책으로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조만간 읽어보고자 한다. 일본(사가현 가카라시마)에서 태어난 섬 소년이 왕위에 오른 역정을 역사소설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게 쓴 글이라고 하니 백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2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