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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15) 495 일본국과 무령왕

(공주 15) 495

 

일본국과 무령왕

 

일본 규슈 북쪽에 위치한 섬 가카라시마에서는 매년 무령왕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무령왕의 치적 보다는 무령왕릉에서 발굴된 유물로 더 잘 알려진 무령왕을 되새기는 축제라고 한다. 가카라시마와 나고야성 박물관이 속한 사가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와 교류해왔는데 가카라시마는 무령왕의 생모가 왕의 명령을 받고 일본으로 가던 도중 그를 낳은 장소라고 한다. 무령왕의 본명인 사마(斯麻)’는 바로 가카라시마라는 지명의 일부인 시마(, 일본어로 섬을 의미)’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백제시대 이후로도 교류가 지속된 한일역사는 앞전에서 말한 대로 임진왜란을 맞아 전쟁과 약탈의 역사로 바뀌는 안타까운 시기를 맞았다. 약탈한 조선 도자기와 도공들의 흔적은 사가현 곳곳에 무연고 도공 탑, 이삼평 비석 등의 형태로 남아있다고 하니 혹시 그곳에 가실 일이 있는 분들은 한 번은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오사카성과 더불어 일본의 2대 성으로 불렸던 나고야성 터에 지어진 나고야성 박물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임진왜란을 잘못된 침략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조금 의외라는 기분이 들었다. 나고야성 박물관이 임진왜란을 잘못된 침략 전쟁이라 규정한 것은 과거 약탈의 역사를 반성하고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한일 교류의 역사의 중요성에 무게를 두기 위함이라고 했다. 나고야성은 도요토미가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직전 축조해 이곳을 거점으로 전쟁을 수행했던 곳이기도해 나고야박물관이 주창하는 바는 자못 의미하는 바가 크지 않나 싶었다.

 

한편, 사가현 간자키시에는 왕인박사의 신사와 왕인 천만 궁이 있는데 이는 천수백년 전 일본 왕실의 초청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이들에게 처음으로 천자문과 논어를 전한 백제의 왕인박사를 기리는 곳이다. 나고야박물관이 있는 사가현은 이래저래 백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도시라는 것과 임진왜란의 본거지였다는 것이 묘한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사가현에 관한 내용은 2015227일 지식교양 전문 채널인 시선뉴스의 박잔이 기자가 쓴 글을 참조함)

 

 

 

(2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