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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4) 511 중로전(中爐殿) 영역

 

(양산 4)  511

 

중로전(中爐殿) 영역

 

대광명전(大光明殿)

 

하로전을 둘러보고 중로전(中爐殿)에 이르자 이곳 역시 다른 사찰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중로전의 대표 전각 역시 3개의 전각(대광명전, 용화전, 관음전)으로 그 중 중심 전각은 대광명전(大光明殿)이다. 대웅전(大雄殿) 서북쪽에 위치(位置)하며 건물의 규모나 가구수법(架構手法)이 대웅전 다음가는 우수한 건물로 평가 받고 있어서인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건축물이다. 통도사 창건 당시에 함께 세워졌다고 하며 자장스님이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져온 대장경 중 화엄경 사상을 바탕으로 세워진 건물이라고 한다.

 

175610월 화재로 전소되어 17589월에 중건하였다고 하며 내부에는 화엄경의 주불(主佛)인 비로자나부처를 모시고 있는데 비로자나는 광명의 빛을 두루 비춘다는 광명편조(光明遍照)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즉 법계의 진리와 일치하는 부처이며, 우주의 본체를 상징하는 법신불(法身佛)이다. 달리 말하면 법신(法身) 비로자나불은 진리 그 자체를 인격화해서 표현한 부처님이다.

 

진리는 마치 광명과 같아서 특별한 형상이 있을 수 없고 온 우주에 두루 편재(偏在)해 있는 청정무구 그 자체이므로 이 부처님을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라고도 한다. 비로자나불은 왼손의 검지를 세우고 오른손으로 감싸 쥔 지권인(智拳印)을 취하는데, 이는 이()가 지()를 감싼 형태로 이()와 지()가 하나 됨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지권인(智拳印)의 의미에 대해서 나중에 알아보니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니며 번뇌와 깨달음 역시 둘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했다.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깨닫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졌다. 불상 뒤편에 조성된 삼신불탱은 현재 원본은 성보 박물관으로 이전, 전시하고 있는데 현존하는 삼신탱화 중에서 그 화격이 최고로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삼신불

 

대광명전의 삼신불탱 역시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삼신불이라는 용어가 생소했고 삼신불이 출현한 배경이 궁금했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한 근본불교는 점차 교리가 발달함에 따라 중생들의 요구에 응하여 다불관사상(多佛觀思想)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바로 과거·현재·미래의 삼세불(三世佛)이나 법신(法身보신(報身화신(化身)의 삼신불사상(三身佛思想) 등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한다.

 

화엄종(華嚴宗)의 삼신사상(三身思想)에서 유래된 삼신탱은 대적광전(大寂光殿)이나 대광명전(大光明殿)에 모신다고 한다. 중앙의 법신,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왼쪽에 보신, 노사나불, 오른쪽에 화신,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것이 통례지만, 사찰에 따라서 보신불로 아미타불을 모시거나 비로자나불 좌우에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모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삼신탱은 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모니불을 한 폭에 함께 그리기도 하고 이 작품처럼 세 폭으로 나누어 그리기도 하는데 세 폭으로 나누어 그릴 때는 좌우대칭의 효과를 주기 위해 통상적으로 등장하는 사천왕을 좌우 폭에 각각 2구씩 나누어 배치하는 등 이 밖에도 보살과 제자상 들을 나누어 배치하여 좌우대칭의 효과를 주고 있다고 한다. 이 삼신불탱은 색채와 무늬가 화려하고 정교하며 구도 역시 좌우대칭의 효과를 잘 살린 훌륭한 불화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불화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불()을 법신불(法身佛)보신불(報身佛)화신불(化身佛)의 삼신불(三身佛)로 나누고 있는데 초기불교에서는 불신(佛身)은 하나의 의미를 갖고 있었으나 점차 교리가 발전하면서 삼신설(三身說)이 보편화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교리체계를 기본으로 하여 가로 3.15m, 세로 4.6m의 비단에 채색하여 삼신불(三身佛)을 세 폭에 각각 그린 이 삼신불탱은 원래 대광명전에 봉안되어 있었는데 현재는 대광명전에는 이를 모사하여 봉안하고 성보 박물관으로 옮겨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모사한 삼신탱도 무척 화려하고 정교한 느낌이 들었다. 깨달음을 추구하는 불교의 교리가 간단치 않아 보였다. 내게는 교종보다는 선종이 체질에 맞을 듯싶었다.

 

(2023.8)

 

탁월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져 의미를 상실한 상황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무자비할 정도로 용감하게 과거를 버려라(피터 드러커)

 

대광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