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여행기,수필

(상주 8) 538 국립 낙동강 생물 자원관

(상주 8)  538

 

국립 낙동강 생물 자원관

 

국립 낙동강 생물 자원관이 상주에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서천에 있는 국립 생태원과 국립 해양 생물 자원관의 아류에 해당하지만 거의 천억 가까운 돈을 들여 20156월에 오픈 했다고 한다. 원래는 담수생물자원 전문 연구기관으로 국내 담수생물 주권 실현과 생물 다양성 보전을 목표로 조사,연구,전시,교육 등을 하고 있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전시는 전 세계의 다양한 생물을 모아 살아 있는 듯한 형태로 전시하고 있었다.

 

2,000여 종에 이르는 전시물 대부분이 실물 표본이어서 아주 볼만했다. 서천에 있는 국립 생태원과 국립 해양 생물 자원관을 이미 관람한 사람에게는 흥미가 반감 되겠지만 영남 지방에 생겼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전시는 다양한 생물자원을 전시하고 있지만 본류는 낙동강 유역에 분포하고 있는 담수생물을 집중 연구하는 환경부 산하 전문기관으로 연구의 집중도를 높여 낙동강에 살고 있는 담수 생물의 종류와 생태환경 전반에 대한 내용을 기획 전시 형태로 수시로 전시한다면 무척 유익할 듯했다.

 

생물 자원관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호기심 천국에 산다. 생생한 실물 표본을 눈으로 보고 설명을 들으면서 세상에는 엄청 많은 다양한 생물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느껴보는 흔치 않는 경험을 통해 생명존중의 사상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학원공부와 컴퓨터 게임, 모바일 폰에 집착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상상의 날개를 펼쳐 보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곳은 아이들을 둔 가족에게는 인기 만점일 듯했다.

 

또한 자원관 외부에 있는 온실에서는 한반도 남부 상록수림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 136, 1800여 점도 구경할 수 있으니 참고 하셨으면 한다. 생성형 AI와 급변하는 문명의 진화 환경에 있는 시대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생물 자원관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자연은 모든 인류의 삶의 근간이자 근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고기의 비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수영복, 바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건강식품과 의약품 등을 생각해 보면 자연에 있는 모든 동식물은 인류에게 미래 구원의 횃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래전 방문했던 서천의 국립 해양 생물 자원관 내부에 씌여 있었던 글귀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해양생물 중 인류가 알고 있는 것은 단지 2% 정도밖에 되지 않고 98%는 아직도 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인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각종 암과 난치병을 비롯한 많은 질병을 치료 할 수 있는 약도 육생 식물이나 해양 식물 등에서 추출 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학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자연은 연구해야 할 것이 무궁무진하고 인류의 질병뿐만 아니라 식량자원도 해결 할 수 있는 인류 미래 자원의 보고임을 깨닫게 해주고 각성의 기회를 제공 해주고 있었다. 사족이 길었지만 한마디로 기초 자연과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가 눈이 부실 정도다. 인간과 유사한 업무처리가 가능한 인공 일반지능(AGI) 출현도 멀지 않다고 한다. 그럴수록 AI 시대의 윤리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중이다. 우선은 일자리 축소, 공정성 문제, 개인 사생활 침해, 민주주의 훼손 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인간의 존엄성 또는 인간다움을 유지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불어 사람간의 우정, 사랑, 신념 같은 인간적 가치를 데이터 할 수는 없는 법이다. AI의 발전 속도가 인간의 존엄성, 가치를 본질적으로 위협한다면 인간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AI의 발전 속도로 볼 때 AI 시대의 윤리문제를 등한시 하는 순간 그런 재앙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문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는 요즈음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해주는 긍정적인 면과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한 이래 가장 위험한 시대에 돌입했다는 전조가 아닐까 싶다.

 

(2023.10)

 

무엇이든지 정성으로 해야 한다(지수스님, 마음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