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18) 568
세상 유일무이(唯一無二)의 남포 미술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고흥은 내가 보기엔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바꿔 부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대한민국 전체가 국토 박물관이기에 딱히 고흥만을 박물관으로 부르기 보다는 미술관으로 부르는 것이 어떨지 싶다. 그 중심에는 남포 미술관을 비롯해 연홍도 등 고흥의 부속 섬들이 있다. 남포 미술관은 고흥의 진산인 팔영산 자락에 자리 잡아 고흥을 찾는 사람들에겐 팔영산, 능가사 다음으로 자주 찾는 곳이 아닐까 싶었다. 수도권에서 무척 먼 곳이지만 이곳을 한 번 찾게 되면 꼭 다시 한 번 더 찾게 만드는 명품 미술관이자 보물정원을 품은 곳이다.
남포미술관
남포미술관은 2005년 2월 19일 '전남 제1호, 1급 미술관'으로 개관하였다고 한다. 폐교를 새롭게 단장해 4개의 전시실과 작은 공연장,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 있는 창작 활동 실도 갖추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은 물론 타 지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고흥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기존 학교 운동장을 포함, 3천 여 평 규모의 정원에는 300여 종의 야생화를 비롯한 다양한 수목과 수생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사계절 내내 방문객들에게 흥미진진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팔영산 산행을 마친 다음 날 고흥여행 일정으로 맨 처음 이곳을 찾았다. 9시 개관인 줄 알고 5분 전에 도착해 잠시 기다리다 9시가 되자마자 부리나케 닫혀져 있는 낮은 레일 철문을 직접 열고 마당으로 진입했다. 덕분에 우리일행이 그날 첫 방문자로서의 행운을 누렸다. 주차 후 차에서 나와 주변을 잠시 살피고 있으니 나이 지긋한 남자분이 다소 놀란 표정으로 정원 쪽에서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시더니 10시에 오픈 한다고 하시면서 어디서 오셨는지 물었다. 우리가 서울서 왔다고 하니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보이더니 멀리서 오셨으니 9시 입장을 허락하고 본인이 직접 안내 해주신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곳 관장님이자 주인장 되시는분(곽형수,75세)이셨다.
마침 우리 일행 중에 지리산 자락 구례에서 조경 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어 서로 두 분이 얼굴을 마주치자 두 분 모두 서로 잘 아는 사이라며 깜짝 놀라며 말씀 하신다. 장사장도 반가운 얼굴 표정을 지으며 잘 아는 분을 이곳에서 뵙게 된다고 놀라워했다. 더불어 이곳은 말로만 들었지 오늘 이곳을 처음 찾는다고 했다. 기이한 인연에 모두들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장사장이 이곳에 어쩐 일이시냐고?”하시며 반갑게 맞아주는 주인장의 말투에서 진한 다정함이 묻어 나왔다. 우리들은 이곳 주인장으로부터 남포 미술관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을 직접 듣고 이야기 나누는 귀한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했다. 팔영산 산신께서 우리에게 이런 인연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2024.3)
옳은 선택은 없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박웅현, 여덟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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