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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울진 10) 583 등기산 스카이워크 2

(울진 10)  583

 

등기산 스카이워크 2

 

 

거대하고 장엄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바다를 정복(?)하고 극복한 나라만이 전 세계를 호령할 수 있다는 예전의 진리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이해하고도 남았다. 잔잔한 바다가 태양빛을 받아 눈부신 윤슬을 생산하고 있었다. 부드럽지만 장엄한 바다는 어머니의 포근함 속에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엄한 엄마의 모습도 함께 느껴졌다. 강원도의 바다와 경상도의 바다가 서로 얽히고설키며 지역별 특징과 더불어 서로의지하며 함께하는 넉넉한 모습도 느껴졌다.

 

각 자의 개성은 유지하되 화합에도 힘쓰는 자연 본래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대 자연에는 오직 사랑과 평화만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나름 치열한 경쟁과 투쟁이 숨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겉으로 보이는 바다의 고요함과 침묵 속에도 역시 창조주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내가 오래 기다릴 것 같아 좀 더 오랫동안 바다를 감상하고 싶었으나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되돌아 나왔다. 다시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을 발아래에서 직관 할 수 있는 곳에 이르자 다시 몸이 긴장했지만 이미 한 번 경험해서인지 무섭지는 않았다. 되돌아 나오는 길에서는 발아래를 여유 있게 바라보는 호기도 보였다. 스카이워크 중간, 유리 데크 끝나기 전 좌측 아래의 갓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후포 갓 바위라고 해서 오랜 세월동안 후포마을의 상징처럼 자리 잡고 정성을 들여 기도하면 최소한 한 가지 소원은 거뜬히 들어준다고 하는 바위라고 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갓 바위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마치 신선이 머무는 바위처럼 느껴졌다. 갓 바위 주변으로 윤슬이 영롱하게 빛을 뿌리며 갓 바위를 호위하고 있었다. 갓 바위에 밀려와 부셔지는 파도의 포말이 앙증맞게 느껴졌다. 가볍게 다가왔다 부끄러운 듯이 밀려가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은 한 폭의 수묵화가 따로 없었다. 이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어도 저절로 명상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135M의 짧지 않은 스카이워크에서 울진 바다의 감쳐진 속 모습을 알아낸 후 일부를 가슴에 새긴 것에 만족했다.

 

스카이워크 시작 되는 곳 뒤쪽으로는 등기산 공원 가는 길이 연결된다. 가는 길에 있는 짧은 출렁다리를 건너면 바로 등기산 공원이다. 등기산은 후포 앞 바다를 밝히는 등대가 있는 곳으로 등대불빛이 장장 35km나 뻗어 나갈 정도로 등대 입지로는 아주 탁월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의 유명한 등대 모형들이 작은 등기산(64M)에 가득했다. 잘 생긴 등기산 등대(후포등대)1968년 불을 밝힌 이후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하며 울릉도와 가장 가까운 등대라는 해서 제법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등대시설물과 더불어 크지 않은 공간에 작은 조각공원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조형물이 등기산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2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