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10) 590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화엄사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가 무척 많았다. 대웅전 불상인 화엄사 목조비로자나 삼신불좌상을 비롯해 영산회괘불탱,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적멸보궁의 사사자삼층석탑, 각황전 앞 석등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고 대웅전을 비롯해 화엄사 서오층 석탑과 동오층 석탑 등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오래된 예술작품의 보고로 느껴졌다. 10여 점 이상의 국보,보물이 있는 사찰은 많지 않기에 화엄사의 격이 더욱 높게 느껴졌다.
화엄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지 덕문 스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시대 흐름에 부합하고, 더 역량 있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화엄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6 가지 과제를 목표로 내 걸었다. 그 중 눈에 띈 것 3가지는 본•말사 상생 실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노후 수행 환경 마련, 불교문화 부흥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표현이었다.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공간인 사찰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경영목표와 같은 내용을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수행공간인 사찰도 새롭게 변해야 하며 실질적인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언뜻보면 수행과 멀어보이지만 결국 수행도 실생활을 살피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목표 하나하나 모두 달성하기 쉽지 않은 것임에도 그의 다짐을 볼 때 무난하게 해 내시지 않을까 싶었다.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생각에서 불교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모든 존재가 부처이며 온 세상이 부처임을 표방하는 화엄사상은 하나가 곧 일체요 전체가 곧 하나라는 진리를 설파한다. 개인을 비롯해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른 척하며 살아간다. 작금의 세태를 보면 더욱 그러하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상생의 개념은 사라지고 팬덤으로 갈라진 정치는 외골수를 지향한다. 불교가 지향하는 화엄사상이 더욱 물 흐르듯이 사회에 퍼져 나가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화엄사에 와서 모처럼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삶만이 사회를 변화 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자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2024.3)
성공 대신 성장과 완성을 추구해야 한다 (이승헌, TAO 나를 찾아가는 깨달음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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