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1) 591
양동(良洞) 마을
어진 선비가 산다는 의미를 담은 경주 양동 마을은 안동 하회 마을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이다(2010.7). 10여 년 전 처음 찾은 이후 경주에 갈 때마다 꼭 다시 한번 방문해야지 하다가도 번번이 놓치고 돌아서곤 했다. 경주는 워낙 볼 곳 많은 지역이어서 늘 시간이 부족했다. 2024년 3월 동생네 가족들과 경주여행을 계획하고 양동 마을을 최우선으로 찾았다. 둘째 동생 제수씨가 경주가 고향이어서 봄맞이 여행으로 경주와 울진을 둘러보기로 하고 경주 역에 내리자마자 렌트카를 이용, 동생네 가족 일행과 함께 찾았다. 둘째 동생 내외도 이곳을 알기만 했지 제대로 둘러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늘 진리 인 듯싶다.
양동 마을은 10여 년 전 포항 가는 길에 먼발치에서 잠시 바라만 보다 간 적이 있어 아주 처음은 아니지만 직접 발로 걸어 마을 곳곳을 둘러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사이 마을도 많이 변모했다. 마을 기념관도 그 사이 생겼고 마을 입장료도 징수하는 시스템으로 변했다. 물론 주변이 잘 정비되었고 주차장까지 완비되어 좋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연스러움 보다는 인공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 후 마을 전체가 바라보이는 입구에 서자 안온한 터라는 느낌이 훅 다가왔다. 안동 하회마을과는 달리 낮은 구릉지에 조성되어 있어 전체가 한 눈에 가늠이 되었다. 초가집과 기와집이 사이좋게 서로를 배려하며 적당한 간격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배치가 편안해 보였다. 국보, 보물을 비롯한 많은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마을답게 아늑한 느낌이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을 중심으로 영역이 구분 된 느낌이 들었고 건축물이 산재되어 있어 개방감이 크게 느껴졌다. 평지에 조성되고 건축물이 밀집 주거 형태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안동 하회마을과 대비 되었다.
언덕이 중첩되는 형태인 물(勿)자 형태의 양택 명당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낮은 구릉지에 각 집안별로 개성에 맞게 최대한 정성을 들여 건축물을 세우고 건축물이 서로 간섭을 받지 않도록 함고 동시에 조망을 고려하고 서로 적당히 거리를 둔 독특한 형태로 보였다. 자세히 보니 마을 전체가 물(勿)자 형태의 지형을 닮은 듯 보였다.
(2024.3)
상호공존은 상호존중의 토양에서만 꽃을 피운다(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산행기,여행기,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3 ) 593 씨족 마을 (1) | 2024.12.13 |
---|---|
(경주 2) 592 500년을 이어 온 마을 (1) | 2024.12.13 |
(구례 10) 590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2) | 2024.11.26 |
(구례 9) 589 화엄사 홍매 (2) | 2024.11.26 |
(구례 8) 588 화엄사 각황전(覺皇殿), 적멸보궁 (寂滅寶宮) (2) | 2024.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