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여행기,수필

(철원 13) 465 소이산(所伊山) 전망대 2

(철원 13)  465

 

소이산(所伊山) 전망대 2

 

소이산 전망대에서 밝은 표정의 해설사께서 연신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이곳 지형 설명도 해주시고 사진도 폼 나게(?) 찍어 주고 계셨다. 보고 또 보아도 거칠 것 없는 넓은 평야는 옛 고구려 사람들의 웅혼한 기상을 느끼게 했고 김일성고지를 비롯한 북녘의 땅들은 남녘의 땅들과 서로 호흡하며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듯 전혀 낮 설지 않았다. 거대한 평야가 대한민국이 작은 나라가 아니라 대국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들게 했다.

 

엄청난 호연지기가 느껴졌고 곧 통일이 멀지 않을 것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조망을 한 번 보고나면 당분간 내 마음속에 가끔씩 찾아오는 알 수 없는 헛헛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지 않을까 했다. 1년 에 한 번 정도는 이런 탁 트인 조망을 바라보아야 묵은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감동을 주었다.

 

김일성고지(고암산)를 유난히 강조하고 설명하는 것을 보고 역시 김일성은 북한의 상징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겼다. 6.25 동란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대한민국 전체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은 민족 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힌 그이기에 한동안은 북한의 상징적인 존재로 계속 자리 매김 할 듯했다. 언제까지 김일성이라는 이름이 계속 회자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로 씁쓸한 마음을 주체 할 수 없었다.

 

6.25 동란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부모 세대가 겪었고 부모 세대가 살아온 험난한 삶의 여정을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기에 안타까움과 더불어 두 번 다시 민족상잔의 비극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피맺힌 절규가 가슴속에서 꿈틀 거렸다. 한동안 김일성 고지라는 고암산을 뚫어지도록 바라보았다.

 

소이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측 철원 평야를 재송평(裁松坪)이라고 하고 남측 철원 평야를 대야잔평(大也盞坪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해설사분 이야기로는 철원평야 총 크기가 개략 35ha(1587만평)가 되고 그 중 재송평이 25ha를 차지하고 있어 대야잔평보다 2배 이상의 크기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막연히 크게만 느껴졌던 철원 평야를 수치로 들으니 크기가 엄청크게 느껴졌고 실제 눈으로 보니 크다는 것이 더욱 실감이 갔다.

 

(2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