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3) 470
송광사 3
송광사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보조국사 지눌 스님은 한국불교 중흥의 시조라고 한다. 8세에 출가하여 고려 말 무신 정권시절 불교정화운동의 일환인 정혜결사 운동을 주도하였고 1200년 송광사에 주석하며 11년 동안 진각국사를 비롯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내며 한국 불교의 중흥과 선(禪)의 황금시대를 이루어 낸 분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정혜결사 운동을 주도 한 것도 훌륭했지만 지눌를 더욱 위대하게 만든 것은 훌륭한 제자를 길러 낸 것이 아닌 가했다.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대한 사람으로 길러내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건이 여러모로 어려웠던 시절,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지눌 스님은 한국불교의 근간을 단단히 하신 분으로 추앙 받아 마땅하지 않나 싶다. 진심작설을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남겨 오늘날까지도 두루 높이 평가 받고 있다고 한다. 지눌 스님의 진영은 보물로 지정되어 이곳에 잘 보존되고 있어 후배 스님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송광사가 주축이 되어 다시 한 번 한국 불교에 선풍을 일으켜 부분적으로 부패에 찌든 종교계와 배금주의에 물든 우리 사회를 일신하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했다.
무엇이든지 융성하면 썩게 되어있고 자만이 극에 달하면 위태롭다. 개인의 삶도 사회, 국가도 다름이 아니다. 때가 되면 한 번씩 썩은 부위를 찾아 도려내야 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불안전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필수적이지 않나 싶다. 환골탈퇴의 각오로 임해야 변할 수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를 보면 정상적인 사회처럼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는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급격한 발전은 불행을 잉태한다.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발전은 사상누각이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 휘둘리다보면 정신을 차릴 시간도 없이 넋을 놓고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보면 자신에게 중요하고 이로운 것에만 눈이 돌아가게 되고 그 끝은 늘 불행이 버티고 있다.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은 바쁨 속에 묻혀 버리고 반성보다는 후회가 늘 앞선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나부터 우리 가족부터 마음을 일신하고 새로운 자세로 살아가야 하겠다. 바르게살기 운동이 아니더라도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한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늘 마음속에 새기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어려움을 함께하고 나누는 건전한 사회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나눔과 사랑이 사라진 사회는 악마가 사는 사회와 다르지 않을 까 싶다. 갑자기 이야기가 옆길로 샜다. 작금의 사회에 살면서 생긴 억눌림이 무의식 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지 않았나 싶다.
(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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