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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여행기,수필

(순천 5) 447 국립 낙안 민속 자연 휴양림 1

(순천 5) 447

 

국립 낙안 민속 자연휴양림 1

 

순천은 지명 그대로 순한 지형이 빛을 발하는 고장이다. 높지 않은 산과 넓은 들판이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둥그런 산세는 뾰족한 마음을 무디게 하여 성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했다. 순천에 거주하는 분들을 볼 때 마다 느끼는 생각이다. 낙안읍성의 둥그런 초가집은 민초들 삶의 원형을 보여준다. 뾰족하게 날 선 도시인들에게는 피안의 세계로 다가온다. 너른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낙안 읍성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세월의 흐름을 잊게 했다.

 

낙안 민속 자연휴양림은 금전산(金錢山) 안온한 산자락에 자리 잡았다. 낙안 읍성과는 차로 3분 거리여서 아주 편했다. 낙안 읍성을 비롯해 순천의 대표적 명소들을 둘러보기에는 최고, 최적의 숙소가 아닌 가 했다. 돈과 관계된 이름을 지닌 금전산(688m)이 독특했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정상은 천혜의 전망대로 부를 만큼 이곳에서의 조망은 압권을 자랑한다. 이곳에 서면 낙안 읍성을 비롯해 순천만 갈대밭과 벌교읍내, 멀리 여자만까지 조망되어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너른 낙안들판이 주는 평화로움은 여느 지역의 평화로움과는 차원이 달랐다. 순박한 농부의 마음이라고 표현하면 딱 맞지 않을까 싶다. 숙소 휴양관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낙안 일대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두 개의 산 사이로 펼쳐지는 풍광은 가히 사진 예술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것을 눈치 챈 휴양림에서 고객 서비스 차원으로 사진 촬영을 위한 나무 프레임을 벤치와 함께 설치했다.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으니 그대로 예술사진이 되었다.

 

최근 다시 지은 휴양관이 자연 속에 남다른(?) 인공미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휴양림에 올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 중의 하나가 숙소 건축물이다. 천편일률적인 배치와 설계 그리고 대충 지은 듯한 외관은 천혜의 자연을 우롱(?)하는 듯 조잡했다. 예산이 들어가는 문제이므로 한계가 있겠지만 같은 예산을 가지고 좀 더 설계에 공을 들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해진 틀에서 움직여야 하는 어려움은 있으나 누군가 창의적인 생각으로 자연 휴양림 내의 건축물에 대한 디자인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휴양관 뒤편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일부 구간은 조금 가파르지만 산책하기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현 지형 특성에 맞게 휴양림 배치는 길쭉한 형태로 되어 있었다. 잠시 짬을 내어 휴양림 전체를 둘러본 시간이 유익했다. 기회가 되면 연립동인 휴양관 보다는 숲 속의 집에 머물면 조금 색다른 느낌을 가질 듯했다. 청정한 숲 속에서의 하룻밤은 몸과 마음을 리셋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도심의 숙소보다는 시설은 열악하지만 자연환경만큼은 탁월하기에 국립 자연 휴양림을 찾는 분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여서 주말은 예약이 거의 어렵기에 주중에 찾아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20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