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8) 450
금둔사(金芚寺) 납월홍매(臘月紅梅)
금둔사는 납월홍매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찰이다. 납월이란 음력 섣달을 일컫는 말이다. 즉 양력 1월에 꽃을 피운다고 해서 납월홍매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통상 1월말부터 3월까지 개화) 가장 추운 겨울 한 복판에 꽃을 피우는 설중매가 납월매인데 홍매이기에 납월홍매라고 한단다. 금둔사에 6그루가 자라고 있고 원래부터 있던 나무는 아니고 수령이 오래되어 고사 직전의 나무를 일부 전지 등을 해서 모셔 왔다고 한다. 해서 납월홍매 모두 1985생이라고 일주문 지나 있는 안내문에 설명이 자세했다. 홍매 외에도 청매, 백매 등 토종 매화도 100여 그루 심어져 있어 봄이면 금둔사는 매화 향으로 진동 할듯했다. 매화향이 진동하는 금둔사는 천상의 사찰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겨울 한복판에 피는 홍매이기에 뭇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싶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할 때 봄의 도래를 알리는 매화의 개화는 사람을 흥분하기에 충분하다. 그것도 귀한 홍매이니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했다. 분홍색 홍매가 활짝 개화된 사진을 보니 금둔사의 홍매가 아니라 홍매의 금둔사로 불러도 될 듯싶었다. 여린 나무에 가녀린 모습으로 피었지만 내 뿜는 기개만큼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매년 겨울을 보내고 맞는 봄이면 홍매를 먼저 보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 번 보면 자주 찾을 수 밖에 없는 묘한 매력을 지닌 꽃처럼 보였다. 내 절친 하나도 매년 정례행사의 하나로 금둔사 홍매기 피었다는 전갈을 받으면 만사를 제쳐 놓고 아내와 달려가곤 하는데 나는 오늘에서야 찾았다. 늦게 찾았지만 이것도 다 인연이다. 한가한 시기에 찾아와 금둔사를 천천히 감상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좋았다. 언젠가 한 번은 1-3월에 화려하게 핀 납월홍매를 보는 날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간절하면 기회가 오는 법이니 간절한 마음만 먹으면 될 것이다.
일주문이 다소곳했다. 나름 화려한 외관을 뽐냈으나 크기가 작아 방문객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일주문을 통과해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길은 길지 않았지만 대웅전 가는 길 다리위에서 계곡을 바라보는 짧은 시간을 통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수 있었다. 대웅전 위로 보이는 금전산 산세가 부드러웠다. 금둔사를 억누르지 않고 한 몸이 되어 서로를 보듬었다. 건물은 수가 많지 않아 번잡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서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어 수행하기에 좋을 듯했다.
(2021.10)
한 사회의 품격은 그 사회의 사람들이 고통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정혜신, 정혜신의 사람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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