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7) 474
오대산 1
부처의 산으로 불리는 오대산(비로봉)을 계절의 여왕 5월에 찾았다. 5월이면 무릇 산하는 시잡가는 여인처럼 온 몸을 연두색 옷으로 치장을 하고 산객들을 유혹한다. 짙은 회색 옷을 벗고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는 모습은 황홀할 지경이다. 도심에 사는 사람들에겐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생각이 바뀌면 그곳이 멀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삶은 관성의 법칙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라 익숙한 패턴에 길들여지면 좀처럼 벗어나기 쉽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산을 탐방하는 모임을 만들어 함께 한지도 벌써 20년이 다되어 간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나쁜 습관 하나 버리고 좋은 습관 하나 만든 셈이다. 누군가 이야기 하였듯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출발하고 문제에 대한 답 역시 내 안에 있다고 했다. 또한 살면서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보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했지만 한 번 몸에 밴 습관은 좀처럼 버리기 쉽지 않다. 대신 좋은 습관을 새로 하나 만들면 나쁜 습관은 어렵지 않게 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자신에 맞는 방식으로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좋은 습관 하나를 가지면 운명도 바꿀 수 있다. 운명을 바꾼다는 표현이 거창 한 것 같지만 살면서 사소한 변화도 운명에 변화를 주고 그것을 통해 삶에 활력을 가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이전과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 드리는 것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서두에 사족이 길었다.
오대산(비로봉)을 거의 10 년여 만에 올랐다. 월정사 숲 길과 상원사를 거쳐 적멸보궁까지는 2,3번 왔지만 오대산 비로봉 오르는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시간의 제약도 있었고 선재길로 부르는 월정산 숲 길 걷는 매력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선재길을 걷고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오대산 등산을 함께 하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한마디로 선재길 걷는 것에 더 끌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월정산 숲 길로 부르는 선재길은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라고 부르면 섭섭할 정도로 최고의 숲 길을 자랑한다. 5,6월과 10,11월 쯤에 찾으면 대한민국 최고의 숲 길로 여겨질만큼 환상적인 풍광을 지녔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2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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