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1) 480
공산성 프롤로그
고대국가 백제의 숨결이 느껴지는 공주를 거의 7년 여 만에 찾았다. 서울에서 2시간 남짓이면 올 수 있는 고장임에도 자주 찾지 못하는 결례를 범했다. 공주는 시 전체가 문화유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산성을 중심으로 무령왕릉을 비롯한 공주박물관, 석장리 유적, 고마나루, 공주한옥마을, 정지산유적지 등이 지근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았다. 얼마 전 생긴 공주 산림휴양마을(휴양림)은 주미산 자락 7부 능선의 빼어난 자연 속에 자리 잡아 도심 속에서 대자연의 품속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숙소를 제공해 주어 아주 편리했다.
공주 구도심은 운치가 있었고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곳곳에 포진한 근,현대식 건물은 건축답사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100년이 넘은 중동성당을 비롯해 공주제일교회(기독교박물관), 옛 공주읍사무소, 충남역사박물관. 황새바위 성지, 박찬호 기념관 등은 볼만했고 내용 또한 알찼다. 고대국가 백제의 유적과 근,현대식 건물이 공존하는 공주는 묘한 분위기를 주었고 여행하는 맛이 났다. 아주 먼거리에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차를 이용하기보다는 뚜벅이 여행지로도 으뜸이지 않을까 싶었다. 서정시인 나태주 시인의 풀꽃 문학관 또한 꼭 둘러보시길 추천 드린다.
한성백제이후 공주(웅진)는 웅진백제시기(475-538)를 상징하는 고장이다.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해 한수이북을 내주고 500년 동안 도읍지로 삼았던 한성을 떠나 이곳 웅진으로 도읍을 옮겨 64년 간 와신상담했다. 이후 사비(부여)로 다시 도읍지를 옮겨야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애당초 공주는 부여에 비해 규모가 작았기에 그런 운명을 지니고 있었다고 보면 맞지 않을까 싶다.
700여 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백제(기원전 18년-660년)는 삼국 중 가장 찬란했던 문화를 지닌 문화대국이었다. 일본을 비롯해 신라에도 선진문화와 기술을 전수했던 나라였지만 작은 영토가 주는 한계와 외교의 미흡함 그리고 리더의 차이가 운명을 갈랐다. 역사는 주지하다시피 승자의 기준으로 서술되고 조명되는 것이 숙명이지만 유적과 기록이 제대로 보존되어 남아 있으면 다시 소생하는 기회를 맞기도 한다. 시간이 상당부분 흐르면 오래된 것들은 모두 문화가 되고 한 나라의 역사가 되는 법이다. 오늘에 이르러 찬란했던 백제는 다시 살아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발전한다. 우리의 미래는 오래된 미래라고 일컫는 우리의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음을 온 국민이 가슴으로 깨닫고 관심을 쏟이야 한다. 그런 날이 조만간 찾아 올 것 같은 예감을 이번 공주여행을 통해서 처음 느꼈다.
(2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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