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4) 483
임류각과 연지
임류각은 연회장소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1980년 발굴된 임류각지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해 1993년에 복원했다고 한다. 올라가 보시면 내부구조가 독특해 여타의 누각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을 수용해야 했기에 규모가 컸고 내부 기둥도 촘촘하다고 느낄 정도로 많았다. 무거운 지붕과 큰 면적을 지탱해야 했기에 구조적 안전을 꾀하느라 신경을 썼다. 공산성내에서 가장 큰 누각이지만 절제미와 균형미는 어느 누각에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잘 지은 건축물이고 잘 생긴 건축물로 손색이 없게 느껴졌다.
공산성에서 가장 독특하게 느껴진 것은 만하루가 있는 곳에 있는 연지였다. 산성 내에 있는 연못 중 하나인데 생김새가 아주 독특했다. 연못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기하학적으로 조성해 연못이 아닌 지하공간으로 내려가는 통로 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조형적으로도 보기 좋았고 연못 아래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해 일반적인 형태의 연못과는 아주 판이했다. 왜 이런 형식의 연못을 조성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새로운 형태의 연못을 조성해 다양성에 대한 새로움을 상기시켜 주었다는 차원에서 좋아 보였다. 금강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만하루는 금강을 조용히 바라보며 물 멍하기에 좋았다. 가슴속의 울분과 스트레스를 금강 물에 씻겨 보내기에 아주 탁월했다.
공산성 내부 평지 공간도 대부분 건물 터이지만 지금은 잔디가 깔려있다. 산과 능선 그리고 평지가 적절히 조화롭게 조성되어 있는 공산성은 지금은 공주시민들 최고의 휴식 터로 자리 매김하고 있었다. 공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인데 공주 여행 순서는 공주박물관을 가장 먼저 찾아야한다. 공주 역사에 대한 개관을 둘러본 연후에 모든 유적지를 둘러보아야 이해가 빠르다.
기원전 18년에 온조왕이 나라를 개국한 이후 최 전성기를 구가했던 근초고왕 시절엔 마한을 병합하고 고구려의 본거지인 평양성까지 진출, 평양성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왜왕에게 그 유명한 칠지도를 하사했을 정도로 전성기 시절을 맞았던 백제도 660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라질 때까지 700년 간 국가를 이루었던 고대국가 백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듯했다. 공주박물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도굴되지 않은 채 완벽하게 보존되어 세상에 드러난 무령왕릉의 발굴로 새 전기를 맞았다.
찬란했던 고대국가의 진면모가 완전히 알려지는 날 백제는 다시 한 번 웅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백제를 대변하는 도시는 한성백제임에도 지금은 공주, 부여로 고착되는 것이 아쉬움이 있었다. 언젠가는 백제의 존재를 새롭게 부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백제를 비롯한 고구려, 신라 등 고대국가의 역사에 대한 지식이 짧은 우리들이기에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공부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급속도록 변화하는 지금, 미래에 대한 대비는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2023.5)
'산행기,여행기,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주 6) 486 마곡사(麻谷寺)의 공간 구성 (0) | 2023.11.12 |
---|---|
(공주 5) 485 마곡사(麻谷寺) 1 (0) | 2023.11.05 |
(공주 3) 482 무령왕 (0) | 2023.10.30 |
(공주 2) 481 왕성 공산성 (0) | 2023.10.30 |
(공주 1) 480 공산성 프롤로그 (1) | 2023.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