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03)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덕 7) 662 괴시(槐市)리 마을 에필로그 (영덕 7) 662 괴시(槐市)리 마을 에필로그 목은은 평생 화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늘 온화한 표정으로 사람을 대했다는 것을 보면 자기절제는 물론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고매한 인품이 체질화 되어 있는 것이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재승박덕(材勝薄德)이라는 옛 말과는 다르게 밝고 맑은 심성을 소유했던 그에 대한 호기심이 이곳에 와서 좀 더 가깝게 다가 왔다. 그를 배향하고 있는 서천 문헌서원의 기숙사에 걸려있던 석척재(夕惕齋)라는 편액에 담긴 뜻이 새삼 이해가 되었다. 석척재란 매일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하루를 되돌아보고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있어 잘못이 없었는지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살핀다는 뜻인데 그는 매일 이를 실천하고 제자들에게도 그런 삶을 살도록 지도하였기에 그런.. (영덕 6) 661 목은 이색 기념관 (영덕 6) 661 목은 이색 기념관 마을 가운데를 관통하는 고샅길을 걷는 맛이 좋았다. 오래 된 담장이 주는 편안함과 도심과 다른 전원마을이 주는 낮선 풍광이 나를 새롭게 했다. 목은 이색 기념관으로 이어지는 길도 운치가 있었다. 기념관 가는 길가에 있는 한 고택 마당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나이 지긋한 중년의 남자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을 개의치 않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바쁜 도시인들에게 신선한 청량감을 느끼게 해 줄 정도로 행동에도 서두름이 전혀 없었다. 순간,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색 기념관은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았다. 이곳 역시 넓은 마당이 있었고 전시관은 소박한 느낌이 날 정도로 작았지만 이색에 대한 전반적인 개관은 아주 잘 정리해 .. (영덕 5) 660 400년 된 마을 (영덕 5) 660 400년 된 마을 초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작렬 하는 한 낮의 더위도 대청마루에 눕자 잠시 물러가는 듯했고 대청마루가 있는 작은 방 뒷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좀 더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과 시간이 되면 이런 고택에서 하룻밤 스테이하며 낮선 곳에서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불쑥 솟았다. 시원한 바람이 마당과 대청마루가 있는 작은 방 외부의 온도차로 인해서인지 살랑바람이 수시로 불어와 선풍기가 필요 없었다. 작은 방의 창문이 앞,뒤로 터져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겠지만 겨울은 좀 어떨까 싶었다. 주인분의 도움으로 고택 전체를 둘러보고 한옥의 장점을 고스란히 체험해보는 기회가 되어 일거삼득의 즐거움을 누렸다. 당초 영덕 여행 계획 .. (영덕 4) 659 괴시(槐市)리 마을 1 (영덕 4) 659 괴시(槐市)리 마을 1 영덕 괴시리 마을에 들어섰을 때, 고요히 잠든 세월의 결을 느꼈다 돌담길은 햇살을 머금고 부드럽게 빛났고, 오래된 기와집들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묵묵히 서 있었다 집들에는 흙과 나무의 무게뿐만 아니라, 오랜 삶과 사유의 향기가 배어 있는 듯했다. 돌담 너머로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 저 멀리서 스쳐오는 바다내음은 이 마을이 단순한 문화유적이 아니라 삶과 학문의 전통이 이어지는 살아 있는 터전임을 일깨워주었다. 나는 기와집 처마 밑 그늘 속에서, 조용히 흐르는 시간 속에 귀를 기울였다 그 고요는 적막이 아니라 축적된 세월과 학문의 숨결이 빚어낸 고요였다. 오래된 기와에 내려앉은 햇살, 장독대 위에 스며든 바람, 그리고 집집마다 이어내려온 선비 정신.. (영덕 3) 658 죽도산 전망대 (영덕 3) 658 죽도산 전망대 축산항에 이르렀을 때, 바다는 이미 해를 머금은 채 은빛 물결을 쏟아내고 있었다. 작은 포구에는 고깃배들이 고요히 닻을 내리고 있었고, 갓 잡아 올린 생선의 비린 향이 바람에 실려 왔다. 작은 항구에 불과했지만, 그 작은 품 안에는 바닷바람과 씨름하며 살았던 어부들의 삶과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갓 잡아 올린 생선들이 항구 바닥에 즐비했고, 바닷바람에 실려 온 비릿한 냄새는 오히려 정직한 삶의 향기처럼 다가왔다. 멀리 높은 곳 위에서 내려다본 축산항은 바다와 마을이 하나로 엮여 있는 듯했고, 사람들의 손과 땀으로 만든 작은 질서 속에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바다는 크게 휘돌아 나갔다 다시 항구로 밀려와, 어민들의 고단한 삶을 품어주듯.. (영덕 2) 657 영양 남씨 시조 이야기 (영덕 2) 657 영양 남씨 시조 이야기 축산항을 둘러보고 나서는 필히 죽도산을 올라보시길 강추 드린다. 해발 80M의 낮은 산이지만 정상 전망대에서의 동해 바다 조망은 압권이다.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죽도산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지만 대나무외에도 희귀식물과 야생화로도 한 이름 하는 곳이다. 해국, 산국, 참나리, 섬 쑥부쟁이, 칡넝쿨, 쑥, 복숭아나무, 신갈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 군락을 이뤄 서식하고 있는 모습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죽도산 주변 해안은 산호 군락지가 잘 형성되어 있어 스킨스쿠버 동호인들에게 인기 만점의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고 한다. 시퍼런 동해 바다는 시선의 한계를 넘어서 먼 태평양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의 기상을 온 세계와 나누고 .. (영덕 1) 656 축산항 (영덕 1) 656 축산항 강구항과 더불어 영덕의 대표적인 어항으로 유명한 축산항을 처음 찾았다. 활기 넘치는 강구항과는 달리 고즈넉한 분위기를 지닌 축산항은 지명도에 비해 조용하고 한적한 어촌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히려 이런 느낌이 축산항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가까이에 있는 와우산과 죽도산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축산항을 지켜주는 수호 장군처럼 우뚝했다. 두 산으로 인해 아늑한 만이 형성된 축산항은 동해의 거친 파다를 막아주는 역할과 동시에 거친 바다에 단련된 배들이 잠시나마 고단함을 내려놓고 재충전하기에는 안성맞춤 이었다. 바다에 떠있는 배들이 미동도 없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한 폭의 정물화를 보는 듯했다. 죽도산을 타고 넘은 동해의 시퍼런 바다의 울음소리가 안개가 되어 운무처럼 밀려.. (의령 7) 655 솥 바위와 정암루 2 (의령 7) 655 솥 바위와 정암루 2 문화해설사의 설명으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조선시대 삼정승을 달리 정보(鼎輔)라고 표현 했다고 한다. 한자어 풀이를 하면 “임금을 보좌하는 세 명의 존귀한 대신” 정도가 되겠다. 또한 과거시험 최우등 급제자 세 명을 뜻하는 정갑(鼎甲)이라는 표현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처럼 중요한 뜻이 담긴 한자어임을 이제야 알게 되어 부끄러웠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평생 배우는 과정에 있는 존재라는 사실과 우리나라 역사교육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남강 솥 바위 주위에 부교를 띄운 덕분에 의령을 처음 찾아 솥 바위를 만져보고 아주 가까이서 바라보는 기회가 주어진 행운에 감사했다. 남강 한 가운데서 바라보는 남강과 정암철교 그리고 정암루가 한 폭의 그림처럼.. 이전 1 2 3 4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