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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12) 479 오대산 상왕봉 (강원 12) 479 오대산 상왕봉 비로봉에서 상왕봉가는 길은 평평한 능선 길이다. 어려운 구간을 해냈다는 뿌듯함과 이제부터는 쉬운 구간만 남았다는 작은 안도감 속에서 능선을 걷는 기분이 좋았다. 길에 핀 꽃들이 곳곳에 얼굴을 드러내고 자기들도 보아 달라고 하는 듯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있었다. 나도 개감채, 얼레지, 피나무 등이 지천으로 피었다. 길가 숲속에 숨어 군락을 이루어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연두색과 초록으로 가득한 높은 고산지대에 군데군데 무리지어 피어 컬러풀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산행 길이 아닌 산책 길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났다. 상왕봉 정상석에서도 인증샷을 찍었다. 정상석 뒤로 거대한 산들의 능선이 눈부셨다. 대부분 비로봉만 올랐다가 하산하는 지 상왕봉가는 길은 사람들이 거의 없어 우..
(강원 11) 478 비로봉 정상의 황홀한 조망 (강원 11) 478 비로봉 정상의 황홀한 조망 비로봉 정상에 서자 비로소 하늘이 활짝 열렸다. 오르는 내내 하늘을 가렸던 숲이 비로소 정상에서 모든 것을 거두고 청명한 하늘을 보여주었다. 비로봉 정상석 주변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설악산 대청봉 같은 긴 줄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전후좌우 사방으로 막힘 없는 조망은 보는 내내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행복감이 가슴 저 밑바닥에서 올라왔다. 작은 행복도 큰 행복에 못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런 맛 때문에 산을 오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은 고통을 잠시 참아낼 때 주어지는 행복감은 실로 대단하다. 등산이 주는 성취감과 행복감은 노력에 비해 크다는 것은 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이다. 대자연은 모든 것을 치유해 준다...
(강원 10) 477 비로봉 가는 길 (강원 10) 477 비로봉 가는 길 한 번 믿음을 가슴에 품으면 죽음도 불사하는 백의민족의 선비정신이 불교에도 큰 영향을 준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는 양이 한정된 부처의 진신사리가 한 나라에 한 곳도 아닌 여러곳에 보내졌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천주교, 기독교 또한 다름 아니다. 천주교, 기독교의 전래 과정 또한 수많은 박해 속에 이루어졌지만 신앙인들은 굳은 믿음을 앞세워 죽음을 불사했기에 오늘의 천주교, 기독교가 단단히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듯했다. 아담한 크기의 적멸보궁 앞마당이 연등으로 빼곡해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적멸보궁이 자리한 봉우리는 작은 봉우리에 불과했지만 조망은 막힘이 없었다. 연초록 산하가 녹색으로 조금씩 짙어가고 있는..
(강원 9) 476 오대산 적멸보궁 (강원 9) 476 오대산 적멸보궁 상원사 앞 마당이 넓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마음을 닮았다. 연초록 숲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 아늑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자비로운 마음이 온 세상을 환희 비추고 어렵고 힘들게 살고있는 뭇 중생들을 헤아려 주시길 간구했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풍미 좋은 상원사 약수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본격적인 산행 길로 들어섰다. 입구 초입부터 나타나는 짙은 숲이 비밀의 정원처럼 느껴졌다. 초입부터 경사길이 시작되었지만 날카롭지 않았다. 노약자들도 다니기 쉽게 길을 내었다. 중대사자암과 적멸보궁까지 내내 길이 좋았다. 밤에도 찾는 신도들을 배려해 석등도 세웠다. 부처의 가피가 오대산 전체를 수 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중대사자암 입구에 활짝 핀 철쭉이 화려했다. 연초록..
(강원 8) 475 상원사 동종 (강원 8) 475 상원사 동종 월정사 숲 길(선재길) 초입에 키 큰 전나무들이 열을 맞춰 일정한 간격으로 서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황홀하다. 담양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두 개의 숲 길 모두 나름 개성을 가지고 있기에 우열을 논할 수 없고 각 자의 영역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듯싶다. 오늘은 비로봉 등정이 목적이라 월정사 숲 길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자나쳤다. 상원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 후 곧바로 등산로 들머리에 섰다. 연두색 숲이 환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늘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있으면서 묵묵히 찾아 주기만을 기디리는 모습처럼 맞아주었다. 비로봉 가는 길에 있는 상원사에 들러 잠시 부처님을 알현을 했다. 오대산이 처음인 일행이 있어 그..
(강원 7) 474 오대산 1 (강원 7) 474 오대산 1 부처의 산으로 불리는 오대산(비로봉)을 계절의 여왕 5월에 찾았다. 5월이면 무릇 산하는 시잡가는 여인처럼 온 몸을 연두색 옷으로 치장을 하고 산객들을 유혹한다. 짙은 회색 옷을 벗고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는 모습은 황홀할 지경이다. 도심에 사는 사람들에겐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생각이 바뀌면 그곳이 멀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삶은 관성의 법칙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라 익숙한 패턴에 길들여지면 좀처럼 벗어나기 쉽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산을 탐방하는 모임을 만들어 함께 한지도 벌써 20년이 다되어 간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나쁜 습관 하나 버리고 좋은 습관 하나 만든 셈이다. 누군가 이야기 하였듯이 ..
(산청 3) 473 수선사 3 (산청 3) 473 수선사 3 차를 마시지 않아도 수선사 연못 정원만 천천히 둘러보고 가도 이곳에 온 보람은 있을 듯했다. 목책 데크 길을 천천히 걷다보니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느낌을 들게 했다. 사람이 몰리지 않는 새벽이나 저녁 무렵에 이곳을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더불어 비가 온 뒤에는 아주 운치가 있을 듯했다. 사찰의 핵심공간인 극락보전 전각이 있는 공간도 여느 사찰과는 아주 판이했다. 마당에 잔디를 깔아 핵심공간 전체가 정갈한 느낌과 동시에 마치 정원이 잘 가꾸어진 대 저택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조용해지는 신비한 기분이 들었다. 정갈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고 마음수행 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느낌을 ..
(산청 2) 472 수선사 2 (산청 2) 472 수선사 2 우리는 함양에 와서 상림을 둘러보고 산청 남사 예담촌에 왔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찾았다. 사찰에 근사한 연못 정원이 있고 연못 정원을 바라보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줄 것 같아 큰 기대없이 왔다가 완전히 매료되었다. 카페 건축물 외관은 특이한 것이 없었으나 실내에서 바라보는 아담한 크기의 연못 정원 조망이 압권이었다. 한옥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로 그 느낌이었다. 연못 정원에 피어있는 연꽃과 낡고 오래된 느낌이 나는 나무 데크 길이 보여주는 조형성이 예술적 감성을 불러일으켜 주기에 충분했다. 자연 환경과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며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주고 있었다. 자연 속에 있는 건축물은 마치 이런 모습을 지녀야 한다고 온 몸으로 이야기 해주고 있는 ..